대외정책의 패러다임으로 미국의 공화당 행정부는 전통적으로 현실주의적 국제주의, 민주당 행정부는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의 정향을 가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도 국제적 사안에 지속적으로 개입하면서 대결보다는 협력과 협상, 다자주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패러다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슈별로 보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는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구성주의, 국제사회이론 등 다양한 국제정치이론이 반영되어 있다. 테러 방지와 지구온난화 대응, 전염병 예방 등 지구적 과제의 해결을 위한 협력외교, 유엔 등 국제기구 중시, 스마트 외교와 공공외교 추진, 다자주의 등은 자유주의의 발로이다. 협력기조에서 ‘핵 없는 세계’를 실현하려는 정책, 대화를 통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 모색 등도 자유주의의 모습이다. 한편 ‘핵 없는 세계’ 추진은 이상적인 목표를 설정해 놓고 세계를 상대로 참여와 기여를 호소한다는 측면에서 관념과 가치, 문화 등이 국제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구성주의도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정의가 실현된 질서의 형태로 해결하려는 입장, 아랍의 민주혁명에 대한 상호인정의 태도에는 국제사회이론이 구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지역패권을 추구하면서, 동아시아에서 역외균형전략을 추진하는 모습은 신현실주의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대규모 병력증원과 MD의 지속 추진은 신현실주의 이론 중에서도 공격적 현실주의를 정책으로 실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핵안보정책의 전반에 자유주의와 구성주의가 바탕을 이루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이란에 대해서는 자유주의, 북한에 대해서는 방어적 현실주의가 적용되는 등 정책의 구체적인 부분에서 보다 다양한 이론들이 또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 외교안보정책의 기조는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그 이면에는 다종의 국제정치이론이 개입되어 있다는 점에서 ‘포괄적 자유주의적 국제주의’(comprehensive liberal internationalism)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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