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발생한 M/V Light호 사건은 해상을 통한 WMD 확산이 여전히 시도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억제 노력 역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뿐만 아니라 WMD 확산 방지의 일환으로 출범한 PSI와 이를 보완하고자 미국과 주요 편의치적국이 체결한 PSI 목적의 양자 간 승선협정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생생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국이 승선과 검색에 동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선박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그 실행에 있어서의 한계점을 노정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강제승선이 시도되지 않았으나, 강제적인 차단에 나아가게 되는 상황을 가정해 보면 그 과정에서 무력사용이 수반될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이다. 실제로도 이와 같은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많은 경우에 국가 간 분쟁으로 비화되기도 하였다. 일정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외국선박에 대한 법집행활동 시 무력사용이 수반되는 것은 국제법상 일반적으로 수락된다. 그러나 2007년의 가이아나-수리남 중재판정에 따르면 외국선박 차단 시의 무력사용이 경우에 따라서는 국제법상 무력행사금지원칙 위반을 구성하는 것으로 판단될 수도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법집행활동의 일환으로서의 무력사용과 국제관계에서의 무력행사를 구별하는 데 있어서는 특히 취해진 조치의 목적과 적용되는 법적 근거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는 외국선박에 대한 차단은 그 자체로 국제법상 금지되는 무력행사에 해당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으나, 외국선박 차단의 국제법상 허용 여부는 기본적으로 차단의 적법성 여부와 관련된 것이며 그것이 차단과 이에 수반된 무력사용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외국선박을 차단할 국제법적 권한이 존재하지 않거나 불분명한 상황에서 차단에 나아간 경우에도, 이에 따른 국가책임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그 차단은 법집행적 성격을 지닐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격의 차단에서 수반된 무력사용 부분에 있어서는 이를 규율하는 국제법 기준에 따라 그 적법성 여부에 대한 별도의 판단을 요한다. 외국선박에 대한 법집행활동 시의 무력사용에 대해서는 그동안 몇몇 판례를 통해 관련 원칙들이 확인되고 발전되어 왔으나, 근래에 체결된 동의에 기초한 차단 조약들은 무력사용에 관한 명문 규정을 두고 있으며 그 내용 또한 점차 구체화되는 추세이다. 관련 판례와 관련 조약 규정에 따르면, 무력사용의 최후수단성과 무력사용의 필요성 및 합리성, 무력사용 전 경고, 법집행 또는 기타 공무원들의 자위권은 국제관습법의 지위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원칙인 동시에 가장 추상적인 원칙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무력사용의 필요성 및 합리성 원칙은 그 판단에 있어서 쉽지 않은 문제를 제기하는데, 기본적으로 대상 선박의 범죄혐의의 성격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외국선박 차단 시의 무력사용에 관한 법의 발전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국가로서 그리고 PSI 참여국으로서 외국선박을 차단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 종종 놓이게 되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국선박에 대한 차단 과정에서 수반된 무력사용이 국제법상 무력행사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한편, 국제법상 확립된 외국선박에 대한 법집행활동 시의 무력사용 원칙을 준수함으로써 국제법 위반에 따른 국가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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