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오장환의 해방기 시문학에 관한 연구이다. 해방 후 발간된 『病든 서울』을 중심으로 한 해방기 시편들과 필자가 새롭게 발굴한 월북 이후 오장환의 시를 통해 해방에서 월북에 이르는 오장환의 시적 이력과 정치적 행보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특히 필자가 찾아낸 오장환의 시 「탑」과 번역시 「튀스터-氏」, 한효의 오장환 관련 평문은 해방을 맞이한 순간부터 월북에 걸친 시기의 오장환의 시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오장환은 식민지 시기의 행적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을 일회성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었고 이 점에서 오장환의 자기반성은 새롭게 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의 해방기 시편들은 피식민의 역사를 건너 온 한 시인의 자기반성과 머뭇거림을 당대 어느 시인보다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개아적(個我的)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월북 후 오장환은 「탑」을 발표하는데 이 시는 식민지 시기 「絶頂의 노래」와 상호 참조적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탑」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망과 다짐을 노래하였지만 북한 내에서 이 시는 봉건적이며 재래적인 시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두 시의 대상인 ‘탑’의 거리는 오장환 개인에게 있어 피식민의 억압으로부터 새로운 세상을 기약하고자 한 바람의 거리였지만, 해방기 시문학사로 보면 해방기 남과 북, 또는 정치와 시의 거리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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