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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김수영의 전통 인식과 자유주의 재론 -「거대한 뿌리」(1964)를 중심으로-

Rethinking Kim-Sooyoung's concept of Tradition and liberalism -Focused on The Great Root(1964)

상세내역
저자 박연희
소속 및 직함 동국대학교
발행기관 상허학회
학술지 상허학보
권호사항 33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213-242
발행 시기 2026년
키워드 #김수영   #한일회담   #<거대한 뿌리>   #전통   #자유   #사랑   #혼란   #자유주의   #진보적 민족주의   #정치적 알레고리   #현대성   #시간성   #박연희
조회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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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김수영의 「거대한 뿌리」(『사상계』, 1964)를 통해 1960년대 과열된 전통 인식의 또 다른 갈래를 제시하고 김수영의 정치적, 문학적 위상을 새롭게 판별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이 시의 발표 시기는 한일회담이 본격화되면서 진보적 민족주의 담론이 확대된 무렵이자, 박정희의 관제적 민족주의가 강력해진 때였다. 그러나 김수영은 민족주의 이념에 근거하여 전통을 강조하지 않았다. 예컨대 이 시의 첫 연에서 ‘김병욱’은 단순히 ‘북쪽 시인’이 아닌 해방기에 가능했던 리버럴한 정체성의 전형으로 등장하여 민족주의 이념을 넘어 전통을 재인식할 실마리를 제공하였다. 김수영이 보기에는, 한일회담 이후 다시 고개를 든 저항적 민족주의는 자주독립이라는 해방기의 역사적 과제를 재소환 했음에도 반공 이데올로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민족의식만 격상시킨 “쇼비니즘”(「참여시의 정리」, 1967)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었다. 이 ‘투박한 민족주의’는 김수영에게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여겨졌으며, 그는 비숍의 책을 번역하면서 오히려 제국주의자의 시선에 따라 발견된 19세기 조선에서 불현듯 전통의 중요성을 재인식하였다. 김수영은 민족의 식민지성과 후진성에서 거대한 역사적 중량감을 새삼 느끼며 시에서 ‘요강, 망건, 장죽, 곰보’등을 전통의 유력한 표상으로 삼았다. 더욱이 이 시에 내포한 정치적 알레고리는 「거대한 뿌리」가 전통을 통해 박정희의 근대화 민족주의에 대한 ‘무수한 반동’을 고안해내면서 현실정치를 통렬하게 비판한 텍스트였다는 점을 시사한다. 예컨대 1960년대 모더니즘은 국가주의 형성의 모순과 착종에 직면한 모더니스트들의 자유주의적 비판과 성찰을 통해 형성되었다. 당대 문학 주체들이 불안과 소외의식으로 모더니티를 드러냈다면, 김수영의 경우 무력한 개인의 형상보다 자유, 사랑, 혼란 등의 개념을 창안하며 한국적 근대를 문제 삼고 이를 적극적으로 표출하였다. 「거대한 뿌리」가 각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시에서 전통은 과거, 현재, 미래가 착종된 혼돈(자유, 사랑)그 자체이며, 현실의 위기의식을 자각하는 순간에만 재현될 수 있는 시간성이다. 곧 「거대한 뿌리」는 양극의 가치를 추구하는 김수영의 저 유명한 에세이인 ‘온몸의 시학’의 모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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