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기와 한국 전쟁에 걸친 시기에 많은 한국 문인들은 정치적 선택을 강요받는다. 남쪽과 북쪽이라는 지역의 개념이 영토의 개념으로 전환되고 정치적 노선의 선택이 국가 체제의 선택으로 가치전환되는 상황에서 이 시기는 일생일대의 선택의 시기였으며 이로 인한 ‘자리 옮김’의 시기이기도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인들의 ‘월남 ․ 월북’이야말로 한국 ‘근현대사’와 ‘근현대문학사’가 가장 복잡하고 예민하게 충돌한 사건이며, ‘문학과 정치’라는 일반적인 주제가 문인 개개인의 실존적 ․ 문학적 선택이라는 개별성의 문제로 구체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인 박남수의 ‘월남’은 그 개인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선택이었지만 한국근현대문학사에서도 매우 비중 있게 다루어져야 할 ‘사건’이다. 동시에 해방기를 중심으로 하는 ‘남북한문학사’를 제고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같은 관점에서 이 글은 ‘월남’ 시인 박남수의 재북 시기의 창작 활동을 확인하였다. 또한 월남 직후발간한 手記 『赤治六年의 北韓文壇』을 통해 월남 문인으로서의 그의 내면을 고찰하였다. 박남수는 북한에 있는 동안 체제 찬양적인 시를 다수 발표했는데, 필자가 새롭게 찾은 박남수의 시와 노래가사 13편이 재북 시기 박남수의 활동을 살피는 데 있어 중요 자료가 될 것이다. 아울러 그가 월남한 직후 발간한 수기가 월남 문인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전의 시기와 결별하고 새로운 세계와 친화하고자 했는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박남수는 그가 북한에서 발표했던 시가 세상에 다시 드러나는 것을 평생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처럼 박남수의 이전 행적과 작품을 찾아 드러내는 이유는 시인 박남수를 ‘순수’와 ‘새’의 시인 “박남수”가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와 근현대문학사의 문제를 개인적 차원에서 고스란히 내포한 문제적 시인 “박남수”로 이동시키고자 한다. 이를 통해 박남수의 문학이 재평가되기를, 박남수의 삶이 재조명되기를 바라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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