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호전적 민족주의와 주민들의 삶에 대한 미시적 분석을 통해서 북한의 국가 권력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한다. 전통적인 전체주의적 접근의 분석을 넘어 이 논문은 북한의 국가 권력이 좀더 역동적인 내적구조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왔던 사실에 주목한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북한의 호전적 민족주의의 정치는 위로부터의 동원과 아래로부터의 적극적인 참여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서 가능했다. 국가의 호전적 민족주의와 이에 대응하는 주민들의 삶의 방식에서 북한의 국가 권력은 단지 폭력적이고 위로부터 하향식으로 작동했던 것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적극적 내재화, 실천, 참여를 통해서 그들의 일상의 삶에서 아래로부터 확산되었다. 국가의 반미권력은 주민들의 증오의 정치와 애국적인 전사정신에 기반을 둔 ‘미시파시즘’(micro-fascism)에 의해 재생산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국가 권력의 내적인 동학은 1990년대 이후 경제난을 거치면서 정권의 반미권력에 대한 도전, 갈등, 지속이라는 주민들의 다원화된 대응방식을 통해 미시파시즘이 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핵위기 속에서 핵심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다수의 주민들은 기존의 미시파시즘을 고수함으로써 이완되고 부분적으로 해체된 북한체제를 지탱해 주는 원동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 논문은 탈북자들의 심층면접 자료를 바탕으로 개인들의 정치적 의식과 행위를 사회주의 국가 권력에 대한 분석의 중심에 놓았다. 이를 통해 북한의 반미적 국가 권력이 1980년대 이전까지 주민들의 일상의 삶에서 어떻게 재생산되었으며, 1990년대 이후 그것이 어떻게 변화와 지속의 역설을 통해 체제를 유지시켜 왔는가를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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