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학사의 공식성은 체제와 이념을 보다 충실하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상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속성을 구비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문학사의기술체계와 내용 변화에 대한 논의는 북한사회가 규정하는 문학의 정의와 역할에 대한공식 담론 및 구체적인 변화상을 확인하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 글은 ‘평화적 민주건설시기’에 대한 북한문학사의 성격 규정이 당의 정책 변화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지면서 크게변화하는 점에 착안하여, 이 시기에 대한 북한문학사의 관점과 체계, 서술내용이, 50년대후반, 70년대 후반, 90년대 전반에 다시 쓰여지는 과정에서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세 번에 걸쳐 간행된 북한 문학사 판본들은 각각 출간 시기를 전후하여 일어난 정치적문화적 변화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판본의 기술 체계나 내용상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주체사상 확립(1967)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살필 수 있다. 주체사상 성립 이전에 기술된 『조선문학통사-현대편』(1958)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를 미학적 전제로 삼아 해방후 문학의 의의를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문학사(1945~1958)』(1978)와 『조선문학사 10』(1994)는 모두 주체이론에 근거하여 김일성 주석의 지도방침을 전면에 배치하는 기술상의 현격한 차이를 보여준다. 『조선문학통사-현대편』은 신경향파와 프로문학을 근대 사회주의 미학과 이에 근거한 문학의 전통으로 삼고 ‘평화적 민주건설시기의 문학’의 적자(嫡子)로 삼았다면, 나머지 문학사 판본들은 이런 기술 원칙이 폐기하고 ‘김일성 중심의 항일혁명문학예술’과 ‘주체적인민족문화예술’을 미학적 원칙으로 내세운다. 김일성 유일체제 이후에 기술된 이들 판본은체제문학의 면모를 지향하는 문학 제도의 속성 때문에 ‘문학’의 역사가 아니라 ‘문학’의정체성까지도 ‘김일성’을 정점으로 삼고 그의 영도를 받은 문학의 ‘역사’를 기술하는 셈이다. 해석적 지평을 개방시켜 놓는 남한의 문학사와는 달리, 북한에서 쓰여진 문학사는 정치가 주도한 문학사에 대한 축소와 왜곡, 부분을 전체인 양 과장해서 정치와 문학 사이의정합성을 중시한다. 이는 향후 남북문학사를 기술하는 과정에서 ‘문학의 보편적 가치’에기준을 둔다고 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이질성의 실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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