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새로 발간된 『조선문학사』(7)에서 근대시가 차지하는 지위와 성격에 주목한다. 『조선문학사』가 북한의 역사와 체제를 선전 혹은 정당화하는 일종의 공적 담론임을 주목한다면, 북한문학의 사상적․미학적 원리로 작동하는 주체문학론에 대한 이해는필수불가결하다. 주체문학에 따르면, 근대문학 일반은 인민성과 당성, 계급성의 구현 여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되며, 민족제일주의의 선양 여부 역시 주요한 기준이 된다. 하지만북한은 근대문학, 심지어 프로문학까지도 수령과 당의 직접적인 영도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혁명 및 체제의 현재성과 단절된 민족문화유산으로 편재한다. 그럼으로써 김일성의향도 아래 생성된 항일혁명문학을 근대문학의 정점에 위치시키는 정치의 미학화에 집중한다. 그간의 문학사에서 배제되었던 최남선과 신체시, 김소월, 한용운, 김억, 정지용 등의복권은 애국주의 및 인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향토성에 따른 것인데, 이런 기준은 김일성의교시와 김정일의 『주체문학론』에서 제시된 것이다. 근대시 일반의 복권이 미학성보다는여전히 정치성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한편 근대문학사 서술의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비주류 시가들, 이를테면 한시와 인민가요 등의 강조와, 김형직의생애 및 작품에 대한 서술은 혁명운동에서 김일성 가계의 정통성과 미학적 우월성을 체계화하기 위한 전략에 해당한다. 북한은 김일성의 항일혁명운동과 주체사상의 출발을 같은선상(1926)에 놓고 본다. 그 사상적․미학적 기반을 김형직에 둠으로써 김일성의 출현과 혁명운동은 그 정통성과 절대성을 저절로 획득된다. 이처럼 『조선문학사』(7)은 근대시사를새롭게 구성하되, 항일혁명문학아래 프로시와 진보적 시문학을 배치하는 보다 치밀한 포섭과 배제의 논리를 구사하고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