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북한에서 2009년 11월말에 단행된 화폐개혁의 실태를 정리하고, 이에 대해 간단히 평가한 후 이후의 북한경제를 전망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화폐개혁 조치는 외화사용 금지, 종합시장 폐쇄 등 물리적 강제력을 앞세운 보수적 경제정책과 병행해서 추진되었다는 점이 큰 특징이기도 하다. 아울러 정책의 무게감만 놓고 보면 2002년의 7·1 경제관리개선조치에 비견되는, 새로운 경제관리조치라고 평가할 만하다. 화폐개혁 이후 5개월간의 경과를 보면 무엇보다도 북한정부의 허둥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도 물가와 환율이 폭등하고 식량을 비롯한 상품거래가 크게 위축되고, 이에 따라 종합시장 폐쇄를 단행한 지 불과 보름 만에 통제를 철폐한 사실은 화폐개혁 이후의 경제 전반에 대한 북한정부의 관리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북한 화폐개혁을 실패라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무엇보다 정부는 확충된 재정수입을 활용해 노동자, 농민에 대해 임금 및 현금분배액을 대폭 인상했다. 비록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체제에 순응하는 사람은 언젠가 보상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은 북한정부의 입장에서 적지 않은 성과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북한정부의 향후 대응방향에 따라서는 상황에 다소 변화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특히 북한정부가 북미관계, 남북관계를 비롯해 대외관계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에 따라 외부로부터의 지원이 다소 늘어난다면 파국은 피할 수 있다. 화폐개혁을 계기로 북한의 대내외 경제정책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북한의 화폐개혁, 엄밀히 따지면 경제운용의 새로운 ‘판 짜기’는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