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해방직후부터 1950년까지 북한 연극계에서 청산대상으로 지목된 연기양태의 구체적 구명(究明)을 직접목적으로 하며, 그 결과 북한이 지향하고자 한 연기의 접근을 간접목적으로 한다. 무형예술인 연기에 관한 연구는 분명 어려운 작업이지만, 북한의 문헌과 남한의 문헌, 인터뷰 자료를 다각도에서 살펴봄으로써 연구의 목적에 도달할 수 있었다. 북한에서 청산대상이었던 신파적 연기는 ①일본어의 억양에 한국어를 대입한 ②가부키식의 억양과 기성(奇聲), ③가부키식의 특정 포즈를 취하며 머리를 꺾는 ④이유 없이 몸을 둥글게 회전하는 ⑤극 진행과 무관하게 눈빛을 번뜩이는 연기이며, 형식주의적 연기란 ①그로테스크한 움직임과 속사포 대사, ②서양인(서양배우)의 제스처, ③기계적(직선적) 화술, ④음악적 화술과 움직임, ⑤감정 과잉 분출 연기임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이 같은 연기를 청산한 이후 북한이 도달하고자 한 연기는 ①일본적 또는 서양적 화술과 움직임이 아닌, ②가부키식의 기성과 움직임이 아닌, ③노래하듯 출렁이는 화술이 아닌, ④감정 과잉 분출이 아닌 연기가 된다. 논의를 좀 더 전개하면 이 네 가지의 연기를 토대로 북한이 전개하고자 한, 또는 전개했던 연기는 결국 조선인의 움직임과 화술이 전개되는 연기인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남한과 북한이 다름의 선상에 있다면, 해방기는 ‘다름’과 ‘같음’이 공존하는 시기일 것이다. 다름이 발아한, 동시에 같음이 존재한 해방기 북한의 연기연구가 남한과 북한이 대화하려는 하나의 시도로, 서로의 특징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북한 연극의 의미화와 이론화를 위한 기초 작업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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