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중국의 외국문학 전문지 세계문학(世界文學)(1953~1966)을 분석대상으로 삼아, 냉전기 북한문학이 ‘세계문학’으로 편입되고 재맥락화되는 과정을 규명한다. 세계문학은 원본 직수입, 특별 청탁, 공식 채널 제공, 중역본 전재 등 다층적 경로를 통해 북한문학을 수용했다. 또한 편집자 주, 역자 후기, 독자 서평, 전문가 평론 등 다양한 편집 장치를 활용하여 북한문학을 재맥락화했다. 작가 선정과 작품 배치에 있어 애국성·계급성·인민성의 이데올로기 기준을 명확히 반영하는 한편, 김소월과 박팔양의 서정시 수용을 통해 경직된 이념성을 완충하고 미학적 보완을 도모하는 이중 전략을 취했다. 또한 북한문학을 통해 재현된 항일투쟁, 조국해방전쟁, 사회주의건설, 중조우의 등 서사는 이데올로기적 공동체를 구축하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 북한문학을 매개로 ‘북’은 반제국주의 투쟁과 사회주의 건설의 동반자로, ‘남’은 미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연대의 대상으로 재현되었다. 이에 따라 ‘북ʼ과 ʻ남’은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반제국주의·반식민주의를 기반하여 공존 가능한 대상으로 전환되었다. 세계문학의 북한문학 수용은 냉전기 사회주의 진영 내 문화 번역의 정치학을 구현한 편집 실천이자, 이데올로기와 미학의 경계에서 전개된 문학적 실험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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