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고려인 디아스포라 신문 레닌기치와 고려일보에 실린 1937년 강제이주를 다룬 기록/문학 중 소련으로 망명한 북한 출신 작가들의 작품 속 비/인간 존재(동물, 생태계, 불가사의한 현상)에 대한 표현에 주목한다. 첫째로, 한진, 리진, 양원식 등 소련으로 망명한 북한 출신 고려인의 문학작품을 중심으로 함으로써,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고려인의 기록/문학과의 차이점을 드러낸다. 또한 탈북망명고려인 작가들이 다른 소수민족(인종)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가를 살펴본다. 둘째로 고려인들이 스스로를 비/인간 존재에 비유하거나 이주—정착 과정에서 마주하게 된 생태계에 대해 언급하는 표현들을 살펴본다. 이처럼 본 논문은 ‘북한에서 망명한 고려인’이라는 독특한 위치의 작가군을 통해,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피해’나 ‘인간 디아스포라의 피해’만으로 환원할 수 없는 한인 디아스포라의 경험을 초점화하려 했다. 이는 여러 민족(인종) 디아스포라 사이의 관계, 한인 디아스포라 내부의 마이너리티의 관계, 디아스포라와 비/인간 존재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비판적 디아스포라 연구의 방향을 모색하려는 시도이다. 이러한 한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단일 민족(인종) 중심의 디아스포라론, 인간을 중심에 둔 휴머니즘을 극복할 수 있는, 비/인간 디아스포라 관계성과 생태계를 사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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