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일제식민지부터 한국전쟁에 이르는 역사적 전환기에 활동한 음악가이자 교육자 최희남(崔熙南)의 생애와 음악 활동을 고찰하고, 그가 편찬한 『중등음악교본』 1-3권의 체재와 특성, 매체 이념과 편제, 교수요목과의 연계성, 시대적 맥락, 음악교육사적 의미 등을 고찰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음악교사로서 최희남의 삶과 교과용 도서 『중등음악교본』의 특성과 음악교육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해방 이전 최희남은 일본 유학 후 중등교사이자 합창단 지휘자로서 일제를 위한 전시동원 체제 속에서 일제를 찬양하는 합창곡을 다수 지휘하였다. 그러나 해방기에는 민족국가건설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동참하여 민족음악을 정립하기 위한 각종 음악단체에서 활동하였을 뿐만 아니라, 1949년 중등학교 음악 수업을 위한 『중등음악교본』 1-3권을 발간하였다. 그는 한국전쟁 직후 납북.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음악사에서 잊혔다. 둘째, 『중등음악교본』 은 악기, 음정, 가곡, 악전으로 구성되어 있고, 국가 수준 교수요목을 충실히 반영하여 교육 내용을 체계화했다. 이론, 음정, 감상 영역은 각각 음악이론, 음악사, 악기론, 음정연습 영역으로 특성화하였다. 음정연습은 1도부터 8도 음정까지 모음 가창으로 훈련하도록 함으로써, 학교와 교회에서 합창지휘자로 활동했던 최희남의 전문성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이 교본은 서양 음악사의 핵심 요소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역할을 했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작곡가들과 오케스트라 연주나 실내악 연주를 위한 서양 악기들을 소개함으로써 서양 음악사를 학습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창작음악의 정착과 합창문화 확산에 기여하려는 실기 중심의 학교 음악교육의 방향성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셋째, 해방기 음악교육은 국가의 이념적 방향성을 정서적이고 서정적인 방법으로 주입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정치적 장치였다. 국민 형성과 국가 건설을 위한 ‘협동’, ‘인내’, ‘애국심’ 같은 도덕적 가치를 내포한 악곡을 수록함으로써 음악 교과서가 이상적인 민족국가 건설을 위한 도구로서 기능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음악 교과서의 사회적, 정치적 역할과 기능에 대한 논의의 폭을 확장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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