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백두산을 둘러싼 북한과 중국의 세계지질공원 신청서를 비교・분석하여,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과정에서 드러나는 국가별 인식의 차이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문화・정책적 의미를 연구하였다. 이를 통해 백두산은 단순한 지질학적 대상을 넘어 각국의 역사 이해와 정체성이 반영된 상징적 공간으로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국의 신청서는 ‘생태문명(Ecological Civilization)’의 대표 사례로 백두산을 제시하며, 하락문화원(河洛文化園) 등 비지질적 요소를 포함시켜 백두산을 중화문명의 기원과 연계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는 향후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염두에 둔 장기적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 북한의 신청서는 지구 내부구조 연구에 중요한 백두산의 학술적 가치를 강조하며, ‘혁명의 성산’이라는 민족적 상징을 중심으로 백두산의 민족 정신과 역사를 부각하였다. 이처럼 두 국가는 유네스코가 요구하는 ‘지질학적 가치’라는 공통된 틀을 따르면서도, 각기 다른 역사 인식과 국가 이미지를 반영하고 있다. 한편 유네스코 공식 도서인 Geoparks the Traveller’s Notebook의 북한편 서사에서는 북한 신청서의 공식 명칭인 ‘Lake Chon(천지)’이 아닌 중국식 번역어 ‘Heaven Lake’가 사용되었는데, 이는 국제사회에서 백두산이 ‘창바이산’ 중심으로 인식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명칭과 해석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일방적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남북한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백두산은 남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보존하고 연구해야 할 세계적 자연・문화유산이다. 초국경적 협력과 균형 있는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은 동북아의 상호신뢰를 높이고 공동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화합과 평화, 공동 발전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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