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해방과 분단 이후 80년 동안 전개된 남북한 문법 연구의 흐름을 통합적으로 고찰하고, 그 기저에 놓인 근대 시기의 국어학 전통이 남북한에서 어떻게 상이하게 계승·변형되어 왔는지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한국어의 ‘토’를 중심으로 남북한 문법 연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먼저 20세기 초 근대 국어학의 성립 과정에서 확립된 문법 기술의 원리를 출발점으로 하여, 남북한의 문법 연구가 공유한 학문적 토대와 분기 과정을 고찰하였다. 남북한 모두 근대 문법 전통을 공유하면서도 ‘과학성’을 학문적 정당화의 근거로 삼는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그 전개 양상은 뚜렷이 상이하였다. 그리고 북한의 주요 문법서(정렬모 2005, 2013; 김영황 2015; 김백련 2005; 김철호 2020 등)와 남한의 학교문법 및 관련 연구를 대상으로 (1) 언어민족주의와 과학주의 문법론 간의 긴장, (2) 형태론과 통사론의 분과화 과정, (3) 조사와 어미를 포괄하는 범주 ‘토(토, to)’의 문법 단위로서의 인식과 처리, (4) 형태·통사 불일치 문제 등 네 가지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비교, 분석하였다. 한편 ‘토’의 처리 방식은 문법 단위와 범주 설정, 기술 목적에 대한 각 체계의 전제 차이를 드러내는 지점으로, 양측의 문법 인식 구조를 구체적으로 보여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이 연구에서는 남북한 모두 형태와 통사의 접면(形態·統辭 接面)을 문법 연구의 핵심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국어의 교착적 특수성을 반영하는 통합적 문법 기술 모델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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