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북한에서 발표된 소설 중 재일조선인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살펴보기 위한 시론으로, 그동안 북한소설 연구에서 언급된 재일조선인 소재 소설들과 작가를 키워드로, 작품을 수집, 1차 독해를 통해 기본적인 목록 자료의 서지와 분류 기준을 실증적으로 보충하고 특정한 이슈를 통해 전반적인 서사 경향을 가늠하기 위한 다소간의 밑그림을 그려 보고자 했다. 이를 통해 먼저, 재일조선인을 소재로 한 북한소설 전반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 “귀국”에 주목해, 그 전형적 사례 중 하나로 리호인의 「렬차칸에서」를 분석해 보았다. 이 소설에서 ‘귀국’은, 재일(在日)에 따른 현실의 고통이 1세대의 고향을 전(全)세대의 귀향처로 만든 정서를 전유하면서 그에 대한 실제적 해법(북한행)으로서 등장한다. 그리고 귀국을 통해 도달하는 곳은 “수령의 품”이자 “인생의” 종착지로서, 도덕적 영역으로 제시된다. 수령에게 은혜를 일방적으로 받기만 했다는 ‘죄책감’을 통해 인민의 충성심을 강화하는 방식은 해방직후부터 북한소설에 빈번히 나타나는데, 「렬차칸에서」에는 그것이 ‘공민 되기’의 한 과정으로서, 특징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재일조선인의 욕망은 귀국 후, 기대 이상으로 충족되며, 이에 따른 ‘죄책감’이 나타나는데, 그것이 수령과 직결되기보다 선배 공민들로 매개되는 형태가 된다. 이러한 서사 양상은 북한사회에서 최하위 신분에 놓이는 재일조선인의 위치를 반영하며, 귀국자의 외부자적 시선이 북한 서사 일반의 문법으로 진입하고 동화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귀국하고자 하는 열망은 ‘재일’의 경계인적 특성에서 나오는 외부자성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에서 추동된 것이지만, 서사가 필요로 하는 한, 그것은 귀국으로 도달한 ‘종착지’에서도 벗겨질 수 없다. 이후 미비한 작품 목록을 보강하고, 파생되는 문제의식들 각각을 별도의 논의로서 심화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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