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북한 지명 가운데 형태소(후부지명요소)가 ‘덕’인 지명에 관한 연구로 북한의 ‘덕’ 지명을 전수 조사하여 지명 유래, 토지 이용, 덕 지형 형성과 분포에 따른 분류를 하였다. 『조선향토대백과사전』에서 소개하고 있는 북한 지역의 ‘덕’ 지명은 모두 7천여 개 가량이며, 함경남북도와 양강도, 자강도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분포를 보인다. 반면에 황해도, 평안도, 강원도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적게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덕’ 지명은 남한의 강원도 지역에서도 일부 보이기는 하나 형태나 성인상으로는 북한의 덕과 다르다. 연구 결과 북한의 덕 지형과 지명은 그 유래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고려와 조선시대 이래 지역 주민의 경제활동 및 생활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덕 지형의 분포는 경동성 요곡운동에 따른 지반의 융기량이 큰 해안과 하안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화산폭발에 따른 현무암 분출이 대규모로 이루어진 개마고원 지역에도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IS 연구 방법을 통해서는 덕 지명 분포와 지형 특성 파악을 시도하였으며, 북한 최대의 덕인 오수덕을 사례로 하였다. 북한의 ‘덕’ 지명을 통해서는 식생과 토양뿐만 아니라 농경, 목축, 광업 및 기와와 항아리 등 생활 관련 물품 제조 등 덕땅 이용 방식을 추적해 볼 수 있다. 군사 요충지에 위치한 덕에는 고구려~고려 시대 이래로 성을 쌓는 등 방어 시설이 들어섰다. 조선시대에도 성과 봉수대, 창고, 서당, 향교, 절 등이 덕에 세워졌으며, 성덕, 연덕, 창덕, 서당덕, 향교덕, 절덕 등의 지명으로 남아있다. 북한은 정권 수립 이후 규모가 큰 덕 지대의 마을 전체를 이주시킨 후 집단농장을 설치하였으며, 그에 따라 새로운 ‘덕’ 지명이 생겼다. 집단 이주에 따른 마을 ‘덕’ 지명의 변화 사례도 이번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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