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1970년대를 전후한 한국 전통 사상에 대한 인식 변화와 그것이 교육에 반영되는 과정을 고등학교 국민윤리 과목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쿠데타 이후 박정희는 전통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였으나,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민족주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북한과의 체제 대결에 승리할 수 있는 전통에 주목하면서 전통 사상을 높이 평가하였다. 박종홍은 한국 사상사를 성실본위의 무실사상의 흐름으로 정리하였으며, 국민교육헌장에서 효도를 강조하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 1970년대에는 3차 교육과정이 고시되면서 민족주체성과 전통이 부각되었다. 3차 교육과정의 핵심으로 부각된 전통은 민주주의와 반공의 근거로 규정되었다. 국민윤리에서 한국 전통사상 서술의 분량도 늘었으며, 공산주의와 서구문화는 민족 전통과 배치되는 것으로 비난받았다. 2차 교육과정에 따른 1971년의 국민윤리 교과서에서는 전통 사상이 갖는 한계를 지적한 반면 3차 교육과정의 국민윤리 교과서는 유교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 사상을 오늘날 되살려야 할 유산으로 평가하였다. 1975년에 출간된 국민윤리 교과서에서는 성실과 경애를 한국 전통 사상의 핵심으로 제시하였다. 이것은 박정희 정권의 이데올로그였던 박종홍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었다. 1979년에 출간된 국민윤리 교과서에서는 성실과 경애 이외에 충효를 한국 전통 사상의 핵심으로 규정하였다. 3차 교육과정 국민윤리 교과서에 규정된 한국 전통 사상은 실제 한국 유교의 전통과는 거리가 있었다. 오히려 식민지 교육을 통해 주입된 일본 유교의 전통과 국체사상의 개념을 한국의 전통으로 소개하였다. 이것이 박정희 정권기 강조되던 민족주체성의 한 단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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