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에 관한 보수언론의 보도에 관한 사례연구로써 원인 프레임의 심층분석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사건 발생 이후 2015년 4월 30일까지 천안함 침몰 사건에 관해 보도한, 검색엔진 아이서퍼에 나타난 보수언론의 전 기사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연구자는 분석을 위해 사례연구, 프레임이론, 보도 기사의 내용분석, 심층인터뷰를 연구방법론으로 활용했다. 그리고 천안함 침몰 사건의 보도에 드러난 보수언론의 취재보도의 문제를 적시하기 위해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을 원용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아래와 같다. 첫째, 보수언론은 냉전시대의 관행으로 작동해온 대북 보도 프레임의 설정원리인 ‘적대적 공생관계론’과 ‘안보상업주의’에 의해 ‘북한 소행설’을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 프레임으로 추정ㆍ예단하고 확정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주요 정보원으로서 탈북자의 미확인 정보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기술했다.
둘째, 보수언론은 천안함 보도에 있어서 사건 발생 초기에 이미 ‘북한 소행설’을 추측하고 예단하며, 선택하고 강조해 왔다. 검증엔진 아이서퍼에 의하면, 보수언론은 전 기간에 걸쳐, 특히 보도의 초기인 제1차 국면에서 ‘어뢰’란 키워드를 ‘좌초’나 ‘기뢰’보다 더 많이 보도해왔다. 침몰 당시 ‘북한,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는 한미 정보자산의 보고에도 불구하고 보수언론은 북한의 어뢰 공격설을 주창하고 예단했다. 그리고 어뢰의 잔해인 실증적 증거물을 찾아야 한다고 군 당국에 촉구하기도 했다. 중간발표 닷새 전 인양된 어뢰 추진체는 ‘북한 소행설’의 결정적 증거로 확정되고 반복해 보도되었다.
셋째, 보수언론은 ‘북한 소행설’ 이외의 대항적 프레임에 대해 왜곡하거나 축소하고, 배제하거나 보도를 전혀 하지 않음으로써 ‘북한 소행설’을 지배적 프레임으로 고착화해 왔다. 서재정과 이승헌은 북한 어뢰의 결정적 증거로 거론한 백색 흡착물질이 폭발재가 아니라 침전재이며 실험결과가 조작됐다는 것을 폭로했다. 신상철은 천안함 선체에 선명하게 긁힌 자국과 S자로 뒤틀린 스크루를 좌초의 뚜렷한 증거라고 본다. 합조단의 보고서와 달리 러시아보고서는 좌초와 기뢰폭발성을 주장한다. 대잠수함전 전문가 안수명은 최종 보고서 전체가 비과학적ㆍ비윤리적ㆍ비양심적이라고 비판한다. 이들 집단지성의 합리적 의심이나 과학적 문제제기는 보수언론에 의해 축소되거나 왜곡되고 배제되거나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그리고 최종보고서와 다른 이견을 제기한 집단지성은 ‘종북몰이’의 대상이 되었다.
본 연구의 이론적 현실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보수언론의 천안함 침몰 사건의 보도는 진실과 사실 검증의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있다. 둘째, 보수 언론이 대북보도에 있어서 매우 적대적이거나, 북한을 악마화 하려는 근거는 ‘적대적 공생관계론’과 ‘안보상업주의’에 기인한다. 셋째, 합조단 최종 보고서의 ‘과학적 진실’은 이미 상당 부분 밝혀졌고 다만 이와 상반되는 ‘정치적 진실’을 고집하는 소수가 보수언론에만 의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언론의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공영언론체제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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