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박영호의 「등잔불」과 제국주의적 내셔널리즘의 담론 구조
...일본의논리일 뿐이었다. 이러한 수사가 사회주의 사상을 지닌 작가들에게 어필했다는 점은 주목을 요한다. 이것은 제국주의적 수사학에 좌파 작가들이 쉽게 동조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카프 소속의 좌파 계열 작가들은 자본주의 비판과 일제 말 초국가주의 논리를 연결시킴으로써 교묘하게 친일로 나아갔다. 이 둘을 매개해준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내셔널리즘이다. 그것은 혈통적, 문화적 동일시에서 비롯된 내셔널리즘의 열정과 휴머니즘적 성격이 ‘제국주의적 내셔널리즘’의 평화 담론, 이상주의와 맞물리는 지점이 되었다. 이것은 후에 북한으로 이어져 강력한 ‘사회주의적내셔널리즘’이라는 아이러니컬한 이념으로 자리 잡게 된다. 「등잔불」은 박영호의이러한 변신의 담론 전환 경로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