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재러 시인 리진 시 연구 ― 엑소더스, 총과 <em>가을</em> <em>저녁</em>
...망명자의 고립된 언어 속에는 그가 떠나온 민족의 DNA가 끝없는 자기분열을 하면서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무수한 시편들은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한 자기분열의 언어적 흔적들이다. 갇힌 자로서의 그의 시가 지닌 내함의 의미가 큰 이유다. 리진의 시에는 총과 자작나무, 새, <em>저녁</em> 등이 자주 등장한다. 총은 그의 정신적 긴장과 염결성, 미완의 꿈 등을 드러내 준다. 새는 그 총의 긴장을 풀어 시적 울림을 만들어 낸다. 이와 함께 <em>저녁</em>은 삶의 고달픔으로부터 회귀하는 시간이며 동시에 부활을 가능하게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국적을 포기했으면서 국적을 지니지 않는 자, ‘민족시인 리진’에게 모국어로 쓴 시는 민족이란 원죄에 대한 대속을 의미한다. 민족이란 원죄는 역사로부터 시인에게 주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