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기억의 장소, 철원 노동당사 폐허
...다른 텍스트의 층이 쌓인 팔림프세스트 구조를 띤다. 역사적 사건과 경험의 흔적이 남아있고 폐허미가 형성되어 수용자의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된다. 휴전 이후 수십 년간 노동당사는 북한 당국의 만행 장소로 규정돼 반공․안보를 위한 공식 기억인 ‘집단적 기억’을 형성하고 남한 사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활용되었다. 그러나 ‘대항기억’의 관점에 따르면, 노동당사는 성취, 파괴, 트라우마, 노스탤지어 등 상이한 경험의 대상으로서 미시적 접근이 필요하다. 되살아난 억압된 기억들은 현재의 경험들과 융합해 새로운 의미를 형성하며, 그것은 또다시 ‘문화적 기억’으로 재코드화해 미래로 계승된다.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노동당사는 기억의 장소로서 ‘역사적...
[학술논문] 북한 주민과 관료의 ‘메티스’와 체제전환의 동학: 앙리 르페브르의 ‘대안공간’을 중심으로
본 논문의 연구목적은 북한 주민과 관료의 ‘기억-공간-일상’의 변화와 체제전환의 연계 동학을 발견하려는 것이다. 체제전환은 제도변화뿐 아니라 사회의 공식·비공식 연결망 구조의 변화, 문화와 신념·가치의 변화 등을 포괄한다. 따라서 기억과 행동에 의해 공간과 일상의 변형을 추적하는 것은 연결망 구조의 변화, 문화와 신념·가치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매개이다. 동시에 ‘기억-공간-일상’의 변형과정은 체제의 균열 속도와 방향의 경로를 알려주는 신호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이 체제전환의 중요한 영향요소로서 변화하는 자연과 인간 환경에 적응해온 ‘실용적 기술’과 ‘획득된 지혜’로서 북한 주민과 관료의
[학술논문] 고성 통일전망대와 접경에서의 북한 보여주기 -1984년부터 1991년 고성 통일전망대의 전시를 중심으로-
...정상적인 남한과 비교를 통해 북한이 남한으로 귀속해야 함을 암시했다. 마지막 시기의 전시(1991년-)는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공산주의 국가들이 붕괴하기 시작하던 시기에 바뀐 전시로, 당시 새롭게 등장한 북한학의 일상사적 접근법의 시각화였다. 전시는 이전보다 객관적인 어투를 지향했고, 정치뿐만이 아닌 사회, 경제, 문화, 일상등 여러 부분에 대한 미시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물론 이런 전시와 지식체계는 모두가 동의하며 수용되지만은 않았다. 이는 신문 오피니언란에서 보이는 여러 전망대에 대한 불평 불만으로도 증명된다. 따라서 문화횡단(Transculturation) 혹은 대항기억(Counter- Memory)의 차원에서 접경 관광지들의 설계와 역할, 기능, 그리고 수용에 대한 다차원적인 향후 논의가 필요하다.
[학술논문] 한국전쟁의 의도적 망각과 전쟁포로의 기억 투쟁 - 하 진 전쟁 쓰레기와 폴 윤 스노우 헌터스를 중심으로
... 하 진의 전쟁 쓰레기와 폴 윤의 스노우 헌터스는 실증적인 역사 기록과 인물을 서사의 자원으로 활용하면서도 전쟁포로에 대한 공적 기억을 배반하고 교란하는 새로운 역사 쓰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회고록과 소설이라는 양식을 줄타기하며 거대 역사를 개별적인 서사로 모자이크하는 작업은 각국에서 가공한 역사가 은폐한 진실을 교차적으로 드러내고 대항 기억을 생산・유통하는 실천으로서, 기억의 국경을 넘나드는 글쓰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문한다. 국가 기억과 체제의 장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이민자 정체성과 ‘영어’라는 타자의 언어는 재현 불가능의 영역에 폐색되어 있던 포로의 존재를 간국가적(transnational) 상상력 속에서 가시화하고 이데올로기적 국경을 넘어서는 새로운 관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