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북한식 ‘미술가’ 개념의 탄생: 전전(戰前) 미술의 대중화, 인민화 문제를 중심으로
...엔지니어’. ‘생산자로서의 작가’로 변모시키는 작업이 적극 추진되었다. 프롤레타리아 출신 작가의 출현이 아직 요원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당시 북한에서는 기성작가들을 프롤레타리아적으로 개조할 방안으로 현지파견이 일상화되었다. 그 과정에서 자유로운 개성을 구가하는 예술가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게 됐고 미술가의 평가기준은 질에서 양으로 대체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1950년대 후반 도식성 논쟁과 관련하여 역풍을 맞기도 했지만 체제 정착기인 1960년대 이후 적극 계승되어 오늘날 북한미술의 특징적인 양상의 기초가 되었다. 작품의 끊임없는 개작과 집체창작, 만수대창작사로 대표되는 오늘날 북한미술의 특징은 전전 소비에트 문예의 영향 하에 전개된 미술가 개념의 재형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학술논문] 서정성과 민족형식 : 1950년대 후반 북한미술담론의 양상 - 『조선미술』의 풍경화 담론을 중심으로 -
1957년을 전후로 한 시기에 북한미술계는 1953년 스탈린 사후 기존 사회주의리얼리즘의 이론과 실천비판에 나선 소련 문예의 동향에 자극받아 도식성 비판, 서정성 옹호, 민족적 형식의 모색에 나섰다. 이러한 시도는 소련의 지배적 영향을 벗어나고자 했던 당시 북한체제의 지향과도 맞물려 있다. 체제 성립기에 부르주아 형식으로 치부되었던 ‘풍경화’가 다시금 호명되어 미술비평 담론의 핵심 의제로 부각된 것은 이러한 문맥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속성상 주관화가 두드러진 풍경화는 작가들의 시적 사색이나 감정 표현을 고무했던 당시 북한 예술의 지향에 부합하는 장르였고, 이에 따라 풍경화를 ‘내용없는 그림, 정치적 사상성이 빈곤한 장르’라고 비난하는 주장들은 비속사회학적 견해로...
[학술논문] 고쳐 쓴 식민 기억과 잊혀진 텍스트, 냉전의 두 가지 징후: 이태준의 「해방전후」 개작 연구
...시기와 해방의 순간이 기억되는 방식, 작가 자신의 시국협력 행위와 식민지 시기 문학세계에 대한 평가 등이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고찰한다. 이를 통해 「해방전후」에 특징적이었던 작가의 반성적 목소리는 약화되며, 일제의 억압과 저항하는 작가라는 단순한 민족주의적 대립구도가 강화되는 양상을 살펴볼 것이다. 이런 일련의 변화들은, 때로 「해방전후」의 서사가 보여주었던 섬세하고 성찰적인 내면 표현과 상반되는 북한문학의 이념적 도식성을 그대로 답습하며, 때로 작가가 고치지 않은 부분과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1949년 텍스트에 드러나는 균열과 불안을 세밀히 읽어냄으로써, 이 연구는 「해방전후」 1949년 판본의 최초 연구로서의 자료적 가치를 제공하고, 이태준의 월북 이후의 내면과 문학 창작에서의 고민을 추적한다.
[학위논문] 북한의 농민소설 연구 : 해방직후부터 1960년대 초까지를 중심으로
...논쟁은 그 자체로 다양성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그 논쟁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북한 문학을 이해하는 첩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논문에서는 부분적으로 도식주의 논쟁의 쟁점을 살펴보았다. 북한 문학의 도식성은 일반적으로 혁명적 투사나 당적 인간이 긍정적 주인공으로 설정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북한 문학이 정치 편향적이라고 평가되는 이유도 일단은 긍정적 주인공에게 부여된 정치적 임무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1950년대 후반에 북한 문학계에서 『황혼』의 긍정적 주인공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은 북한 문학의 도식성 극복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국 사상성의 우위를 강조한 안함광에 의해서 이 논쟁은 결론을 맺지만, 50년대의 북한 문학계에 그러한 다양성이 존재했었다는 기억만으로도 우리는 북한 문학과의 심리적 거리를...
[학술논문] 한반도 SF의 유입과 장르 발전 양상 -구한말부터 1990년대까지의 남북한 SF에 대한 소사(小史)-
장르는 일종의 관습이다. 이것은 도식성을 가진 뻔한 이야기라는 오해에서 그칠 수도 있지만, 안정적인 이야기 구조를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21세기에 범지구화를 지향하고 있는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국가・사회적인 제약이 없이 수용되기에 용이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반도의 문화예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에 내재화되어 있는 장르들을 밝히고 그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다. 이를 위해 우선 역사적으로 그 유입의 시기가 오래되었고, 현재까지도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장르 중에 SF에 대한 특성을 통사적으로 밝히고 이를 통해 장르의 한반도적 특성을 파악해 장르적 특성을 견지한 개념적 비평이 가능케 하는 것이 본고가 지향하고 있는 바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구한말 도입기로부터 분단 이후 남한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