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재러 시인 리진 시 연구 ― 엑소더스, 총과 가을 저녁
...큰 이유다. 리진의 시에는 총과 자작나무, 새, 저녁 등이 자주 등장한다. 총은 그의 정신적 긴장과 염결성, 미완의 꿈 등을 드러내 준다. 새는 그 총의 긴장을 풀어 시적 울림을 만들어 낸다. 이와 함께 저녁은 삶의 고달픔으로부터 회귀하는 시간이며 동시에 부활을 가능하게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국적을 포기했으면서 국적을 지니지 않는 자, ‘민족시인 리진’에게 모국어로 쓴 시는 민족이란 원죄에 대한 대속을 의미한다. 민족이란 원죄는 역사로부터 시인에게 주어진 상황이다. 시인은 도피하고 않고, 시로써 완강히 이에 맞서고 있다. 그의 맞섬은 타자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스스로 상처를 내고 그 내부로 아픔을 곰삭여 내는 아름다운 ‘노래’로 환원하는 것이다. 치열하고도 눈물겨운...
[학술논문] 남북한 시선집의 한용운 시 등재 양상
만해 한용운은 시대의 필요에 의해 뒤늦게 소환되어 저항시인, 애국시인, 민족시인으로 명명되고 있다. 1936년부터 시선집에 등재된 한용운은 남한에서는 1950년대 중반부터 주목받기 시작하여 1970년대부터는 창비에 의해 민족시인의 대표 주자로 자리잡는다. 북한 문단에서는 불교에 대한 개방적인 인식이 생긴 1986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애국 순정을 표현한 시인으로 뒤늦게 평가받는다. 남한의 교과서에는 한용운 시를 복종의 원리를 내면화하는 방식으로 이해하게 유도한다. 이처럼 남북한 문학계와 교육계에서는 각기 다른 시점과 맥락에서 한용운을 평가하며 서로 다른 작품을 시선집과 교과서에 등재한다. 그럼에도 구어의 감각으로 님의 특성을 구체화한 점은 공통적으로 인정한다. 앞으로는 한용운을 민족과 애국과 저항의 관점에서...
[학술논문] <민족과 운명: 카프 작가 편>으로 보는 남북의 시차(視差)
본 논문은 북한의 다부작 영화인 <민족과 운명: 카프 작가 편>을 중심으로 남한과 북한에서 바라보는 카프 문학의 시차를 짚어 보고자 했다. ‘카프 작가 편’은 34부에서 42부까지 모두 9편으로, 12시간 30분 분량의 대하드라마이자 일종의 로드무비이다. 영화는 시인 이찬이 주인공으로서 평범했던 시인이 민족시인에서 혁명시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현재와 과거의 격자식 구조로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의 여정 속에서 영화는 형식보다는 사상성(항일혁명문학)을 강조하며 태양으로 상징되는 수령 형상의 창조를 위해 매진하는 도식성을 특징으로 한다. 시인 이찬은 남한에서는 프로 시인이자 친일이라는 이중적 평가를 받으나 북에서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라는 시를 쓴 혁명시인으로서, 영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