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최인훈의 전쟁소설: 개인사적 좌표에서 기억하기
...「9월의 달리아」에서의 가해자로,『회색인』의 방공호 성체험으로, 『서유기』의 운명의 여인으로 형상화된다.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은 대상-그녀를 합체한 우울증적 글쓰기 주체가 되어, 전쟁의 망각을 불허하고 끊임없이 운명의 그날로 회귀하는 소설쓰기의 원동력으로 작동하게 된다. 작가가 강조하는 안정감의 상실은 「하늘의 다리」에서 LST 원체험과 피란민 의식으로 귀환하고, 「크리스마스 캐럴」에서의 통행금지제도를 예외상태가 상시화된 것은 아닌지 되묻는다. 이처럼 최인훈의 작품들은 주인공이 일상을 영위하려 할 때 어김없이 적대적 실재가 귀환하여 상징계적 질서 너머를 보게 만든다. 이와 같이 최인훈은 자신의 체험에 의거한 전쟁소설을 통해 전쟁의 모습으로 나타난 정치가 개인의 일상에 폭력적으로 개입하고 있음을 폭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