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광역권’에서 ‘주체의 혁명’으로: 근대초극, 미완의 법기획, 그리고 한반도
이 논문은 일본의 국제법학자 야스이 가오루(安井郁)의 사상적 궤적을 추적함으로써, 1945년 이전의 일본 사상계를 풍미하던 ‘근대초극론’과 패전 이후 일본 사상계 내에서의 아시아 및 한반도에 대한 전유 사이의 단절과 연속성을 재음미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야스이 가오루는 1930년대 도쿄제국대학 국제법 강좌 담당 교수를 역임한 인물로, 신칸트학파에서 소비에트 및 나치스 국제법으로 입장을 선회하여 ‘현상타파’라는 당대 일본의 전시 이데올로기를 뒷받침한 국제법학자이다. 그러나 이런 그의 정치적 입장을 단순한 정치적 ‘협력’이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다. 패전 후 야스이 가오루는 적극적으로 반핵 평화운동에 앞장섰고, 사회주의와 아시아 민족해방 운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