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재러 시인 리진 시 연구 ― 엑소더스, 총과 가을 저녁
한 개인의 삶은 시간과 공간에 의해 지배된다. 공간은 개인의 선택 이전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존재의 공간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 개인적 엑소더스를 보여준 경우이다. 재러 시인 리진은 이에 해당하는 경계인이었다. 북한에서 태어나고 교육을 받았지만, 6․25전쟁에 참전, 그 뒤 러시아에 유학하였다가 귀국치 않고 그곳으로 망명했어야 했던 그의 궤적은 비극적인 한국 현대사와 맞물려 있다. 그에게 모국어로 쓴 시는 소통을 전제로 하지 않는 자기만의 독백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 망명자의 고립된 언어 속에는 그가 떠나온 민족의 DNA가 끝없는 자기분열을 하면서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무수한 시편들은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한 자기분열의 언어적 흔적들이다. 갇힌 자로서의 그의 시가 지닌 내함의 의미가...
[학술논문] 북한의 38선 월경 통제와 월남 월북의 양상
...38선을 가로지르며 겪었을 이루 말 못할 고난 등은 아직 생존해 있는 몇몇 경험자들의 머릿속 잔상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특히 월남에 관한 기억의 상실은 그 풍부한 내용과 인고의 과정 대신 피상적 결과만을 남겨두었을 뿐만 아니라, 사실과 다른 대중적 편견마저 조장하고 있다. 월남 동기의 한 부분집합에 불과한 ‘북한체제에 탄압받은 반공주의자들의 엑소더스’가 곧 그것의 전부인 양 오해되고 있는 인식 경향이 그 대표적 편견들 중 하나이다. 월남에 관한 기억의 상실과 그것이 조장해온 몇몇 편견들은 연구의 방향성 설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남북한의 체제 형성과 전후 사회의 재편을 다룬 많은 연구들이 월남을 거론할 때, 그것들은 주로 월남자의 규모와 그들의 정치적 성향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