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최인훈의 전쟁소설: 개인사적 좌표에서 기억하기
...출몰한다. 이는 남북한 체제의 이념적 대립 사이에 끼여 비극을 맞이한 개인을 가시화하는 방식의 서사적 저항에 해당한다. 한편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은 원초적 여성과 결합하여 「우상의 집」에서의 거짓말로, 「9월의 달리아」에서의 가해자로,『회색인』의 방공호 성체험으로, 『서유기』의 운명의 여인으로 형상화된다.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은 대상-그녀를 합체한 우울증적 글쓰기 주체가 되어, 전쟁의 망각을 불허하고 끊임없이 운명의 그날로 회귀하는 소설쓰기의 원동력으로 작동하게 된다. 작가가 강조하는 안정감의 상실은 「하늘의 다리」에서 LST 원체험과 피란민 의식으로 귀환하고, 「크리스마스 캐럴」에서의 통행금지제도를 예외상태가 상시화된 것은 아닌지 되묻는다. 이처럼 최인훈의 작품들은 주인공이 일상을 영위하려 할 때 어김없이 적대적...
[학술논문] 탈북 여성 작가의 글쓰기 연구
...보이는 글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애증의 대상을 내면화한 우울증적 주체에 다름 아니다. 한편 텍스트 소통 구조 안에서 탈북 여성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밝힘으로써 이 사회에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고통과 죽음에의 접근, 슬픔과 같은 단수성의 경험을 전달하는 데 적합한 언어를 찾지 못하며, 자기 증명의 서사는 완성되지 않는다. 이때 자기 서사의 불가능성을 보여주는 이들의 글쓰기야말로 인간의 근본적 취약성과 상호 의존성을 보여주는 집합기억에 해당한다. 그녀들의 글에서 독자들은 인간 존재의 겸손과 무지를 배운다. 그렇기에 탈북 여성 작가의 글을 읽는 과정에서 완전한 대답을 기대하지 않고 계속 누구인지 묻는 것만으로도 그녀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주려는 주체의 윤리가 발견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