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군사]
... 이 책은 대한민국이 약소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자유주의 국제질서에서 찾으며, 앞으로도 그 질서를 지키고 확장해야만 진정한 강대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근대적 사고, 기득권 카르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하며, 일본과의 협력과 북핵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 등 냉철한 국제 감각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근대적 가치와 감각을 지닌 새로운 세대가 이 비전을 실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강대국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도달해야 할 현실이다. 이 책은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의 방향을 고민하는 정책 입안자에게는 전략적 시야를, 진영 논리에 갇힌 사회를 넘어서고자 하는 지식인에게는 날카로운 비판의 틀을,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다음 세대를 위한...
[통일/남북관계]
.... 지은이들은 세계를 전쟁 국면으로 몰아넣어온 역사적 자본주의와 오늘의 신자유주의에 이르기까지 식민과 냉전, 전지구화 아래 아시아와 세계의 민중이 엄청난 참극을 겪어왔지만, 평화와 평등으로 나아가는 길이 끊임없이 모색되었다는 점에서 희망을 찾는다. 지구적 패권질서의 다극적 재편부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반전평화운동은 새로운 주체들을 통한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분쟁의 원인과 그 해결 방안, 전환의 의지와 실천을 살펴보면서, 긴박한 세계정세의 변화 가운데 냉전,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저항과 연대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학술논문] 1950~70년대 ‘사상계’ 지식인의 분단인식과 민족주의론의 궤적
‘사상계’ 그룹은 해방후 한국의 자유주의 지성을 대표하는 지식인 집단으로, 이북 출신, 숭실ㆍ오산ㆍ한신 학맥, 학병 세대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同人的 결사를 유지하였다. 분단과 전쟁을 거치며 사상계 지식인들은 자유세계 대 전체주의 국가의 대결구도로 냉전 상황과 대면하였다. 그래서 그들의 공산주의 비판에는 공산 독재 내지 공산 전체주의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종속적 위치에 있기는 했지만 파시즘 독재에 대한 비판이 뒤따랐다. 그러한 면에서 그들의 냉전인식은 극우 반공주의와 구별되는 반공 자유주의로 대변되었다. 그런데 사상계 지식인들의 자유세계론은 그들의 후진성 콤플렉스와도 관련하여, 서구적 보편에 대한 특수의 자리를 좀처럼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독자노선으로 등장한 아시아적 제3세력론을...
[학술논문] ‘연안’으로 간 학병들 ; 학병세대와 코뮤니즘 - 신상초, 엄영식의 두 『탈출』에 대한 고찰
...학병들은 한국광복군이 된 학병들의 숫자와 비교하여 적지 않았고 44년부터 46년에 걸쳐 항일무장투쟁 전선에서 활동하였다. 이 과정에서 학병세대의 자유주의적 근대성과 의용군의 공산주의 노선이 갈등을 일으켰다. 학병들은 합리적 공론장을 원했고 조선의용군은 공산주의의 국제노선을 따르길 요구했다. 양측은 정치공동체가 통일성 있는 정체성을 구성하기위한 공동의 서사를 공유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고국을 향한 두 번째 탈출이 이어진다. 학병세대의 항일무장투쟁의 공로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 귀국한 학병세대에게 감시와 투옥이 이어지자 월남을 선택하게 된다. 일제말기 조선의 최고 지식인집단에게 공산주의는 지식이었다. 지식으로서의 코뮤니즘이 현실화 될 때 나타나는 변수가 합리적 근대성을 거스를 때 내 · 외적 갈등이...
[학술논문] 탈냉전의 사유와 냉전의 이면 - 장세진, 『숨겨진 미래』(푸른역사, 2018)
...이르기까지 탈냉전을 위한 지식인들의 고민과 실천을 파악하고자 했다. 냉전은 정치적, 군사적 그리고 이데올로기적 대립이자 장기간의 평화공존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열전이 전개되기도 했지만 세계적 규모의 열전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대체로 미국과 소련은 평화공존의 길을 택했다. 평화공존의 다른 이름은 경제전쟁이었다. 미국과 소련은 자신들의 체제가 더 우월하다는 점을 경제적 생산력의 확충으로 증명하고자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1960∼1970년대 동북아시아는 거대한 산업화의 시기이기도 했다. 시장 자체가 일종의 냉전의 이데올로기적 대결장이기도 했다. 시장경제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특화된 형태로 재현되었고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대립항처럼 여겨졌다. 시장경제에 기반한 자유주의적 기획이 냉전의 기본...
[학술논문] 신남철과 아고니아(agonia)의 주체
월북한 신남철은 남한 출신 지식인으로 비판받아 숙청되었다. 북한에서 신남철에게 붙여진 낙인은 ‘자유주의’였다. 남한에서 신남철에 대한 평가는 이중적이다. 친일 비평가라고 비판하기도 하며 마르크스주의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평가는 구체적인 신남철의 내면 의식을 드러내지 못한다. 모두 한편으로 치우친 낙인일 뿐이다. 본 논문은 정체성의 문제를 그가 주장하는 주체의 문제와 함께 논의할 것이다. 신남철이 말하는 아고니아(agonia)의 인간형을 핵심적 주체론으로 논의하려고 한다. 아고니아의 인간은 조선인 되기, 동양인 되기, 일본 제국인 되기를 넘어 세계인 되기를 먼저 지향한다. 세계시민으로서 코스모폴리탄적 의식을 지니며 비극적인 역사를 명랑성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내는 것이 아고니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