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이정호 소설 연구
이정호는 1961년에 등단하여 팔순이 넘은 지금까지 꾸준히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현역 여성소설가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동안 문학사에 등재되지 못한 것은 물론 여성문학 연구자들에게도 전혀 그 존재를 드러내지 못했다. 이 연구는 작가 이정호의 작품세계를 찬찬히 검토하여 그의 소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이후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출발한다. 이정호의 소설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관북의 서정적 자연을 원시적 필치로 담아낸 소설들이고, 둘째는 전쟁과 이산의 상흔에 관한 연작 장편이다. 우선 첫 번째 부류에 속하는 <감비 천불붙이>, <소나기>, <뚜깔리> 연작은 등장인물들의 우정과 배신, 미련과 집착, 떠남과 돌아옴, 방화와 살인, 욕망과
[학술논문] 한국전쟁의 기억과 글쓰기 - 거제도 포로수용소 체험을 중심으로 -
...다양한 글쓰기를 대상으로 한국전쟁에 대한 사적 기억이 글쓰기의 고유한 형식과 결합하여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탐색하고자 한다. 더불어 포로수용소 혹은 전쟁포로라는 특수한 체험이 시간성의 개입과 정치 현실의 변화 속에서 선택과 배제를 통해 전쟁이야기로 구성되고 전유되는 양상을 추적한다. 거제도 포로수용소라는 공간은 남한과 북한이라는 출신 지역의 차이, 친공과 반공이라는 이념의 구별이 족쇄가 되어 극단적 대립의 난맥상을 보였다. 또한 그곳은 송환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사상전이 가세해 유혈극을 만들어낸 한국전쟁의 ‘제3전선’이었다. ‘반공포로’로 분류되었던 포로들은 남한 사회로부터 사상적 결백을 확인받기 위한 자기 증명의 목적에서 글쓰기를 시작하였지만, 자전적 체험을 기억하고...
[학술논문] 이범선 장편소설 <<흰 까마귀의 수기>>에 나타난 월남작가의 자기반영적 글쓰기
...마지막으로 완성한 장편소설로, 자전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이 작품에서 월남작가 이범선은 월남 이후 30년에 이르는 시기의 내면의 변화를 세밀히 형상화해내고 있다. 북한의 토지개혁 직후 평안남도의 고향을 떠나 월남해 온 남자가 ‘흰 까마귀의 手記’라는 노트를 남기고 사라지는데, 이러한 수기 형식을 빌려 월남민 스스로가 남한에서의 30년 삶을 성찰하고 있는 과정을 보여준다. 완벽히 적응한 것으로 보였던 그의 삶은, 사실 스스로를 보통의 존재가 아닌 ‘흰 까마귀’로 인식하며 살아온 고통의 내면으로 가득 차 있었음이 드러난다. 이범선의 자전적 소설인 『흰 까마귀의 手記』를 통해 파편화된 삶을 스스로의 힘으로 재해석하고 있는 글쓰기의 기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학술논문] 생존과 글쓰기 - 여성 사회주의자의 자기서사
...대의원을 여섯 번 역임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녀 스스로 자기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남긴 적은 없었다. 허정숙은 식민지 조선에 콜론타이의 연애 사상을 소개했을 뿐 아니라 남성 사회주의자들과의 연이은 결혼과 이혼 출산 등으로 조선의 콜론타이로 불리었지만, 콜론타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지점을 그녀 생애 전체를 통해 나타냈다. 바로 콜론타이가 자신의 삶을 자전적 소설, 자서전 등의 형식을 통해 스스로 이야기한것과 달리 허정숙은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에도 자기 생애에 대해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허정숙을 비롯한 여성 지식인의 자기 서사 부재는 민족이나 계급 문제를 통한 체제 비판적 담론이 검열제도에 의해 억압되고 지식인의 자기 서사가 부진했던 상황에서 발생한 식민지적 특수 상황의 산물이었다고...
[학술논문] 가족의 초상-정치인 부녀(父女)의 자서전적 글쓰기
... 아버지 여운형』에서 자신을 비롯한 가족들의 월북 과정을 공개했을 뿐만 아니라, 여운형 암살 사건의 배후를 다각도로 파헤치고자 했다. 여운형의 정치적 업적 및 비극적 죽음에 관해서 여연구는 북한의 공식적인 발표와 입장을 따르면서도, 아버지의 정적(政敵)이었던 박헌영을 자전적 글쓰기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김일성과 여운형을 정치적인 동반자로 재현하는 한편 여연구 자신에게 김일성은 든든한 정치적 후견인이었음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여연구의 자기서사는 철저하게 정치적인 전략을 취했다. 아버지 여운형을 통일운동가이자 좌파 정치인으로 다시 한 번 북한 역사에 기입하며, 김일성 사후(死後) 북한에서 자신의 가문과 후손들을 자서전적 행위로 지키고자 했다. 여연구는 정치인 아버지의 뒤를 이은 딸로서 가족사를 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