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em>재러</em> <em>시인</em> 리진 시 연구 ― 엑소더스, 총과 가을 저녁
한 개인의 삶은 시간과 공간에 의해 지배된다. 공간은 개인의 선택 이전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존재의 공간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 개인적 엑소더스를 보여준 경우이다. <em>재러</em> <em>시인</em> 리진은 이에 해당하는 경계인이었다. 북한에서 태어나고 교육을 받았지만, 6․25전쟁에 참전, 그 뒤 러시아에 유학하였다가 귀국치 않고 그곳으로 망명했어야 했던 그의 궤적은 비극적인 한국 현대사와 맞물려 있다. 그에게 모국어로 쓴 시는 소통을 전제로 하지 않는 자기만의 독백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 망명자의 고립된 언어 속에는 그가 떠나온 민족의 DNA가 끝없는 자기분열을 하면서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무수한 시편들은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한 자기분열의 언어적 흔적들이다. 갇힌 자로서의 그의 시가 지닌 내함의 의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