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복 없으니 고생이지: 한국 사회의 변화와 ‘피난민’ 장씨의 생애이야기
이 글은 한국전쟁으로 이북에서 피난 나와 속초시 청호동에서 살아 온 노년 여성 장씨의생애이야기에 대한 분석이다. 한국 전쟁이 끝난 지 6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청호동 할머니의 생애를 피난민으로서 여성으로서 또한 지방민으로서의 삶으로 재조명해보는 것은 정치경제 분석에 치우친 근현대의 한국 사회연구에서 필요한 작업일 것이다. 장씨의 피난 경험과 이남 사회에서의 정착과정은 극단적인 생활고 속에서 가족을 새로 구성하고 자신과 가족의 삶을 묶어서 생존해나가는 과정이었다. 가족 관계에서, 특히 남편이사망한 상황에서 노동은 자식을 먹이고 교육시키기 위한 것이었고 어머니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가족관계를 유지하는 활동 그 자체였다. 장씨의 고생 서사는 자기부정으로 흐르지 않고피난민 세대의 정체성을 구성하며, 국가 전체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