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우상에 갇힌 민족연극의 구상 - 김태진의 「리순신 장군」(1948)에 대한 소고
8.15 해방 후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은 ‘외세를 몰아낸 민족의 수호자’라는 점에서 ‘탈식민’의 표상이 됐고, 연극무대에도 빈번하게 소환됐다. 카프 출신의 극작가 김태진 또한 이 같은 추모 열풍 속에서 월북 전에는 「이순신」을 무대에 올렸고, 월북 후에는 「리순신 장군」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작가가 삼팔선을 넘어 북한 체제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흥행지향적 연극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던 「이순신」은 훗날 북한에서 획기적 성과작으로 인정받은 「리순신 장군」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곧 「리순신 장군」은 작가가 월북 전 지향했던 민족연극의 관념을 구현한 창작물인 동시에, 북한연극의 역사적 인물 전형화 및 북한체제의 이순신 주조 양상의 단초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