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주변부의 근대-남북한의 식민지 반봉건론을 다시 생각한다-
...발전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1980년대 안병직의 식민지반봉건론에서는 근대화론이나 사적 유물론의 공식에서 벗어나 식민지 경험을 설명하고자 하는 고민이 엿보인다. 박현채나 가지무라 히데키는 안병직과 달리 한국의 자본주의화를 인정한 위에 그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1989년 안병직은 한국의 NICs적 성장에 주목하여 탈종속의 전망 아래 한국 자본주의의 성공적 발전을 평가하는 글을 발표한다. 이와 같은 방향 전환은 그가 식민성을 해명하는 문제를 포기한 것을 의미한다. 중국통일화논쟁에 비유하자면 오카미에서 야나이하라로의 방향 전환에 해당하고, 식민지기 인정식의 전향과도 흡사하다. 안병직과 가지무라 혹은 박현채의 차이는 식민주의 그리고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민중의 저항을 인식했는가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