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북한철학의 패러다임 변화와 사상적 특징
...위상과 내용의 강조점이 변화해 왔다. 주체사상의 이론적 위상 변화를 가져온 원인은 크게 볼 때,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요구, 북한 지도부의 새로운 시대인식, 전후 20여년의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만든 북한 특유의 사회주의 건설노선에 대한 자부심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주체사상의 역사적 변화과정에서 드러난 사상적 특징을 고찰하였다. 북한 지도부의 강력한 탈식민 열망은 주체사상이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대체하고 인류철학사상의 최고봉이라는 절대적 신념체계로 치닫는 동력이었으며, 주체사상 속에 포함된 유교전통은 정치적 리더십을 확립하고 사회주의 공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활용된 ‘만들어진 전통’이었다. 나아가 주체사상은 역사적 전개과정에서 단순한 통치이데올로기를 넘어 북한주민의 삶 속에 깊이...
[학술논문] 월북시인 박산운 시 연구 - 시집 『내가 사는 나라』를 중심으로
...1940년대‧1950년대‧1980년대 시를 중심으로 박산운을 둘러싼 전위시인‧월북시인‧북한시인의 키워드를 풀어 시세계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북한 시문학의 흐름 속에서 박산운이 어떻게 흡수되고 개성을 지켜나갔는지를 알 수 있었다. 첫째, ‘전위시인’은 해방기 신진시인의 탈식민주의적 기질로, 남의 나라가 되어 버린 조국 현실에서 새 나라 건설을 위한 박산운의 열망과 관계된다. 둘째, ‘월북시인’은 새 나라 건설의 열망으로 38선을 넘은 박산운의 능동적인 행위로부터 기인한다. 박산운에게 월북 행위는 ‘내가 가야할 길’로, 해방기 유이민의 ‘귀국’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고향을 찾아 떠난 ‘귀향’의 의미를 지닌다. 셋째, ‘북한시인’은...
[학술논문] 월북 극작가의 제주 4·3항쟁 형상화에 나타난 ‘해방’의 의미 재고찰 ― 함세덕 희곡 <산사람들>(1950)을 중심으로 ―
...내재되어 있던 ‘사유’와 ‘공유’ 사이의 긴장을 해소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주권을 지닌 정치적 주체로서의 욕망과 소유권을 지닌 경제적 주체로서의 욕망을 서로 등치시킨다. 이는 작중에서, 월북을 택하는 대신 자기가 발 딛은 곳에서 농민해방을 실현하고자 했던 아래로부터의 주체화 열망으로 서사화된다. 여기에는 김일성 체제와의 동일시만으로 해명될 수 없는 탈식민적 국가건설을 향한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또한 <산사람들>은 4․3항쟁을 신축항쟁, 해녀항쟁과 연결함으로써 제주의 유구한 항쟁 전통을 강조한다. 해녀, 농민, 노동자 등 다양한 차원의 실체적 민중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제주의 특수한 지역적 주체인 해녀들이 보여주는 평등 지향의 자생적...
[학술논문] 해방기 남북한의 문해정치와 여성독본의 자리 - 박영애의 『여성독본』과 최화성의 『조선여성독본』을 중심으로 -
...여성 스스로 해방의 주체가 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이 두 권의 책은 ‘여성해방’의 포문이 본격적으로 열리던 때에 통치 기획과 냉전 이념, 민족주의, 탈식민, 계몽이 결합되었던 근대여성운동의 상징적 사례이자 실체로서 주목을 요한다. 더불어 오랜 여성운동사에서 미완으로 머물던 이슈들을 현장정치와 학술담론의 영역에서 동시적으로 의제화하고 그것을 시대의 선결 과제로 부상시켜 혼란한 체제경쟁의 와중에 구체적인 법제화를 이끌어내었던 도정의 증좌로서 특수한 의의를 지닌다. 여성 문해는 미⋅소 분할의 냉전적 이념과 탈식민의 욕망을 이어주고 가시화하는 매개로 작동하였다. 때로 민족해방의 산물로, 민주주의의 선봉으로, 국가형성과 국민교육의 필수조건으로 다양하게 그 필요성이 설파되었지만, ‘문해교육’을...
[학술논문] ‘탈식민냉전’, ‘65년 체제’, 그리고 김석범의 한글 단편소설 - 「꿩 사냥」, 「혼백」, 「어느 한 부두에서」를 중심으로 -
...재일조선인으로서의 삶과 함께 어머니의 고향에서 미완의 혁명으로 솟구쳤던 4‧3항쟁의 주체가 꿈꿨던 ‘통일조선의 총체’를 향한 정치적 상상력을 실현하고자 하는 작가 김석범의 서사적 열망이 투영된 것이다. 「어느 한 부두에서」 보이는 총련의 민족교육을 통한 재일조선인의 자기정체성을정립하는 과정과, 총련과 민단의 민족화합을 경험한 한국인 선원들이 한국에 도달한후 ‘65년 체제’에 대한 비판과 저항의 상상력은 김석범의 한글단편이 제기하는 소중한 문제의식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이 김석범의 세 한글 단편은 그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김석범 문학의 중핵을이루는 식민주의 및 냉전에 대한 저항과 극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탈식민‒냉전’에 대한 서사적 문제의식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