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군사]
...모두가 잘사는 사회라는 공산주의의 약속은 억압받던 이들에게 달콤한 희망으로 다가왔다. 박헌영과 김단야는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났고, 여운형과 김원봉 같은 독립운동가들까지 공산주의 사상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이들이 꿈꿨던 이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현실의 공산주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워버리고, 일당 독재와 억압으로 변질되어 갔다.
한국에서 공산주의는 단순한 이념이 아니라 민족 저항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는 무기로 여겨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근대적 사상이 아니라 외세에 대한 적개심과 원한에서 비롯된 퇴행적 성격이 강했다. 1919년 3.1운동 직후, 조선과 만주, 중국에는 무려 아홉 개의 공산주의 단체가 생겨났고, 지식인들은 공산주의를 이상향으로 바라보았다. 상해파...
[정치/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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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향후 항미원조 전쟁을 다룬 작품들은 중국의 대중문화에서 부단히 시도될 것이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아편전쟁’이 서구 문명에 의한 중화제국의 몰락이라는 ‘굴욕’을 상징한다면, ‘항미원조 전쟁’은 제국주의와 식민으로 점철된 근현대사의 굴욕을 끊어내고 다시 일어선 ‘승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인권]
...분석과 평가를 한 후 이를 토대로 제2절에서 정책추진방향 및 과제를 제시하였다.
제2장에서는 북한주민 정보접근권 증진을 위한 정책추진 방향 및 과제를 살펴봤다. 국제사회의 다양한 행위자가 지적하듯 북한의 정보접근권 실태는 열악하다. 북한 당국은 최근 법규 개정을 통해 미디어 국제통신, 외국 방송 및 출판물을 통한 대중문화 유입에 대한 처벌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개인의 권리 실현과 발전 차원이 아니라 정권의 유지 차원에서 정보를 독점하고 주민 생활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정보접근권 개선을 위한 의무담지자(duty-bearers)는 북한 당국이다. 흥미롭게도 북한은 지난 UPR 과정을 통해 정보접근 관련한 권고들을 수용하는 등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사회/문화]
한국영화로 역사적 상처를 극복하는 통일 상상력 읽기
식민·이산·분단·전쟁·탈북 등 한반도의 현대사가 가져 온 역사적 고통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살펴본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역사적 상흔에 대한 치유의 가능성을 남북의 영화 분석과 한국사회의 수용 양상에 대한 비평을 통해 모색한다.
남북 주민들이 감내한 숱한 역사적 상처들을 직시하거나 어루만진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치유로서의 영화 보기, 즉 ‘힐링 시네마(healing cinema)’는 대중문화가 가진 역사적 힘을 잘 보여준다.
‘치유’의 관점에서 분단체제에서 제작된 한국영화를 다시 본다는...
[사회/문화]
북한 출신 여성이 들려주는
북한의 음식과 술, 대중문화, 가정과 양육, 노동과 일상
평범한 북한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만약에 남북한 사람들이 같이 만나서 생활해야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에’라는 이 가정이 가까운 시기에 도래한다면? 북한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김정은’, ‘핵개발’, ‘경제 제재’, ‘사회주의’ 등 대부분 정치적인 것들이다. 북한의 평범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나의 살던 북한은』은 이런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을 제시해줄 수 있는 책이다.
저자 경화는 북한에서...
[학술논문] 북한 및 제3국에서의 한국 대중문화 수용과 한국 사회의 문화 적응: 탈북청소년의 한국 사회 현실 인식의 변화를 중심으로
...구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한국 대중문화가 북한청소년과 제3국 체류 탈북청소년에게 한국 사회의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게 만들고, 탈북동기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또 한국 사회의객관적 현실을 경험하면서 주관적 현실 인식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탐색했다. 연구 결과, 한국 사회에 대한 탈북청소년의 주관적 현실 구성은 한국 사회의 객관적현실 경험 없이 한국 미디어 콘텐츠가 제공하는 상징적 현실에 주로 의존한 탓에 기형적으로 구성됐다. 미디어 속 한국 사회가 북한 사회와 이질적으로 재현될수록 한국 사회의 실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 탈북청소년에게 한국 미디어의 상징적 현실은 한국 사회에 대한 탈북청소년의 주관적 현실을 환상적으로 구성하는 요인이었다. 특히 한국 TV드라마나 영화가 재현하는 현실이...
[학술논문] 단일민족과 다문화주의 사이에서 북한 바라보기 - 고정된 역사 속에서의 타자화 현상을 중심으로
한국이 단일민족 국가라는 믿음은 공교육을 통해서, 미디어를 통해서, 또한 대중 담론을 통해서 끊임없이 교육되고 내면화되며 재생산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사회정치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강화되어 왔으며, 사실상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뿐만 아니라 민족 정체성을 담보해 내는 사상적 기반으로 작용해 왔다. 또한 단일민족의 신념은 남한 내부에서 공동체적 구심점으로 작용해 왔을 뿐만 아니라, 분단 현실에서 운명공동체로서 남북한을 아우르는 민족집단을 상정함으로써 남북통일에 정당성과 필연성을 부여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남북통일을 민족의 당위적 운명으로 상정하면서 동시에 북한을 철저히 타자로 간주하는 이중적 인식은 남한 사회에서 박물관을 비롯한 문화기관, 공교육 커리큘럼, 대중문화와 미디어...
[학술논문] 2000년대 한국 대중영화를 통해 바라본 사회․정치적 담론과 미디어적 현상 연구
2000년대 들어 한국영화는 천만 관객 동원과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성공에 힘입어 산업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의 소재로 남북한 분단 이데올로기뿐만 아니라 역사, 정치, 사회문제 등의 다양한 소재가 다루어지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도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영화산업의 외형적 규모도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 상업영화의 발전은 문화소비로서의 대중문화 속성과 다양한 대중의 속성을 파악하여 만든 웰 메이드(well made)영화 그리고 이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미디어적 현상이 주원인일 것이다. 한국 대중영화가 영화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며 자연스럽게 미디어 매체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많은 담론들이 생성되고 있다. 또한 대중영화의 파급력을...
[학술논문] 미국 대중문화에 나타난 ‘김치장막’: 한국계 미국인배우의 북한 재현을 중심으로
In a few recent Hollywood films, North Korea has been described as a force disrupting the world’s peace. These images of North Korea can have implications for ethnic politics in that they are likely to reinforce bad stereotypes about Asians. In particular, Korean American actors who impersonate North Koreans in Hollywood movies, entail complex problems about the representation of their racial
[학술논문] 빨치산과 친일파 ― 어떤 역사 형상의 종언과 미래에 대하여
... 식민지 자본주의 사회관계 형성에 따른 “협력”으로 전환시키는 데 기여한다. 경제주체로서의 근대적 주체의 형성에 내포된 필연적 경향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식민지 시대를 근대성과 저항 민족주의의 경합 장으로 묘파하고 있는 작금의 대중문화는 친일파 이슈의 역사적 긴장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다른 한편, 남북한 국가 성립과 함께 이루어졌던 폭력의 독점화 과정에서 대량학살된 파르티잔은 그 자체로 폭력에 연루됨으로써 근대국가에 의한 폭력의 정당화와 자연화를 심문하는 역사 형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