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박완서 소설의 ‘공모’ 의식과 마음의 정치—1987년 이후와 박완서 소설의 1970년대 서사
...한국사회의 민주화란 1970년대의 냉전 질서, 반공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은 보통사람들의 삶의 구조를 총체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민주화 되었어도 과거를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제안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작품의 독해는 자연스럽게 1977년의 <더위먹은 버스>, 1976년의 <조그만 체험기>에 재현된 1970년대를 통해서 완성되는 구조이다. <더위먹은 버스>는 월북한 삼촌 때문에 신원조회에 걸려 국영기업체 입사시험에 합격하고도 취직이 취소되고, 유학길도 막혀버리는 억울한 처지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가족의 어머니는 즉흥적인 손가락 질에 의해 빨갱이로 몰려 허망하게 총살당한 아버지를 자식들에게는 영웅으로 만들어 정체성을 부여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