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간첩사건의 행위자 네트워크: 북한과의 접촉 사건에 대한 스토리텔링의 패턴과 그 변화
이 논문은 간첩사건의 스토리텔링 패턴 변화를 분석하고 간첩사건을 구성하는 행위자-네트워크를 추적하는 글이다. 이 논문은 간첩사건이 서술되는 방식을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간첩사건이라는 일종의 블랙박스가 구성되어 가는 번역의 과정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출발하였다. 우리에게 간첩사건과 관련된 비인간 행위자들(예를 들면, 독침, 드보크, 공작금, 난수표, 단파 방송 등)이 주는 근원적 공포나 위협들은 이것이 ANT에서 말하는 부동의 동체(immutable mobiles)로 기능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논문에서는 우선, ‘간첩사건’이 서로 다른 네트워크 및 행위자들이 하나의 행위자나 대상으로 결절(punctualization)된 ‘블랙박스’로...
[학술논문] 분단체제 아래서 재일 코리언의 이동권
...실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식민지배, 전쟁, 분단과 같은 복합적 비극으로 점철된 재일 코리언의 상황이 오히려 이동권 법리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 개혁 공간에서 재일 코리언들의 이동은 지난 개혁 공간에서 해빙기를 맞이하다가 보수정부 아래서 정치적 이유로 점차 부인당하고 있다. 필자는 조선적 재일 코리언으로서 입국을 거부당한 정영환씨, 조작간첩사건으로 인해 일본에서 특별영주권을 상실한 김정사씨, 한통련 조직 활동을 이유로 여권 발급을 거부당한 손형근씨, 분단조국의 국적을 포기하고 무국적자가 되려 한 고강호씨 사례를 국제인권법상의 이동권 관념에 비추어 검토하였다. 검토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조선적 재일 코리언은 역사적 민족적 유대로 인해 고국권을 향유하며 이는 귀환권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학술논문] 분단체제 속 사회주의 활동 집안의 가족사와 트라우마
...대한 치유도 고민하고자 한다. 전남 보성의 봉강 정해룡 집안은 한국현대사에서 한국인 겪을 수 있는 모든 역사적 질곡들을 짊어지고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운동과 항일독립운동에 전력하였고, 해방정국에는 사회주의 통일운동에 투신하였다. 이후 분단 체제 속에서 가혹한 감시와 통제 속에서도 혁신계 정치활동을 지속하던 중 월북한 가족이 간첩으로 내려오면서 가족간첩사건에 집안 전체가 연루된다. 한국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감내한 가족사에서 그 구성원들은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면서 살아왔다. 투쟁과 폭압, 통제의 사건들은 가족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트라우마를 남겼다. 봉강 집안의 사회주의 사상은 정해진이 동경제국대학 대학원 진학 중 국제공산당원에 가입하면서 시작된다. 봉강을 비롯한 가족들은 최고의 엘리트인 정해진의 사회주의...
[학술논문] 일그러진 조국-검역국가의 병리성과 간첩의 위상학
...있다는 것이다. 보다 넓은 역사적 지평에서 보자면, 재일조선인 간첩사건은 냉전이데올로기에 의해 재편된 한반도와 그 이외의 지역들 간의 경계, 아울러 한반도 내부의 두 체제 사이의 경계를 모두 건드리고 있는 중요한 연구대상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해방과 분단이라는 두 개의 축을 보다 정치한 맥락에 위치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는 것이다. 본문의 2절과 3절은 이 두 가지 맥락을 구축하기 위해 쓰였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에 기반하여, 4절에서는 해당 사건의 당사자였던 서승ㆍ서준식과 그의 가족을 통해 ‘재일조선인 간첩의 탄생’이 중층적 역사의 시간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는지를 짚어보았다. 재일조선인 간첩사건은 검역국가의 병리성, 즉 분단의 질병으로서의 ‘자기면역병’이...
[학술논문] 반역의 상상력 - 이청준의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의 저항성 연구
...‘나’가 신문관에게 반역죄로 불시에 체포되어 취조를 받는 환상은 환상의 외피를 두른 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해 상대의 존재를 필요로 했던 적대적 공존의 아이러니가 반공동원의 한 본질이며, 지식인-간첩사건의 핵심은 권위주의적 권력과 체제 비판적 지식인의 관계이다.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에서 그 관계를 그리는 방식은 지식인-간첩 사건의 과정을 알레고리화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를 반역죄로 체포하는 신문관은 그 모든 지식인-간첩 사건을 날조함으로써 반역의 내러티브를 창작 유포한 중앙정보부(의 수뇌)를 표상한다. 반역 강박은 중앙정보부의 전 방위 감시와 테러, 그리고 1960년대 후반부터 폭증한 반공동원에 의해 ‘반역 혐의’의 형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