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1970년대 간첩/첩보 서사와 과잉 냉전의 문화적 감수성
이 글은 냉전과 분단이라는 조건 하에서 형성된 남한 사회의 독특한 문화적 감수성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에 목적이 있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세계사적 대탕트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에서 진행된 체제강화는 한반도 분단체제가 미소 ‘냉전의 축소판’이라기 보다는 남북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재생산한 ‘과잉된 냉전’이라는 시각을 가질 필요성을 제기한다. 과잉 냉전은 전사회를 과도하게 경직시켜 ‘적의 색출’에 열을 올리게 만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것이 유발한 지나친 통제와 규율은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의도하지 않는 감성을 유발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1960년대말에서 1970년대까지 실화와 체험담을 기반으로 한 논픽션으로서의
[학술논문] 조작된 간첩, 파레시아의 글쓰기 - 재일조선인 김병진의 수기 『보안사』를 중심으로
...속에서 발현되었다. 그리고 이때 간첩은 핵심적인 이데올로기 장치로서 기능했다. 박정희 유신독재정권과 그 뒤를 이은 전두환 군부독재정권에서는 공안 기관을 동원해 재일조선인을 간첩으로 조작하였다. 해방 이후 남한 사회에서 재일조선인은 기민정책의 대상으로 배제되어왔는데, 독재정권 하 체제의 실정성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장치로서 간첩 만들기의 최적화된 대상으로 호명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간첩 조작 과정에서 법 기술에 기초한 간첩 서사가 만들어져 미디어를 통해 유포되었다. 하지만 간첩으로 조작되었던 재일조선인들의 자기 고백과 증언의 글쓰기가 사후에 수행되면서 당시 간첩 조작 사건들이 폭로되었다. 그리고 이때 재일조선인의 자기 서사는 위험을 감수하고 진실을 말하는 용기, 파레시아의 글쓰기로서 윤리성을 보여준다.
[학술논문] 한국 간첩영화의 성격변화와 반공병영국가의 형성 1962~1968
...존재하고 있었다. 즉, 간첩영화는 단일한 장르가 아니라 범죄영화와의 교차지점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간첩영화의 플롯은 범죄영화와 중첩되었으며 신문․잡지 등에서도 미스터리, 액션, 스릴러라는 용어로 통용되었다. 이러한 영화들은 반공이라는 국책적 성격보다는 상업적인 대중영화의 성격이 더 강했다. 한편, 귀순간첩의 실화를 소재로 하는 영화들 역시 이 당시 간첩서사의 일부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상업성이 덜하고 이념성이 더 강한 이러한 영화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민족 간의 혈육의 정이나 이산가족 문제 등을 제기했다. 따라서 애초의 반공선전의 목적을 배반하는 감상적 민족주의의 성격 또한 갖고 있었다. 1965년 007 시리즈의 대대적인 흥행여파 속에서 남파간첩이나 귀순간첩 소재의 간첩영화는 동남아를 배경으로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