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탈냉전기 냉전 인식의 전환 : 소설 『DMZ』(1996)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중심으로
이 글에서는 1996년에 발표된 박상연의 소설 『DMZ』와 2000년에 상연된 박찬욱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비교하여 동일한 서사를 공유한 작품 안에서 분단의 문제가 다뤄지는 양상을 살펴봤다. 박상연의 소설은 1990년대 문학 장에서 주목받지 못했으나, 오히려 이 때문에 이 작품만이 지닌 개성을 드러낼 수 있었다. 이 작품에서 한국전쟁의 중립국행 포로가 등장하고 그가 재현되는 방식은 당시 문학 장에서 헤게모니를 지니고 있던 리얼리즘이나 포스트모더니즘의 담론과 어긋났다. 『DMZ』에서 중립국행 포로는 증언자의 권위를 확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의로운 삶을 살아낸 인물로도 재현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재현된 중립국행 포로의 형상은 서사적 현재에서 다뤄지는 판문점 살인 사건과 연결됨으로써...
[학술논문] 2000년대 분단영화의 남성인물 관계 및 공간 표상 -<공동경비구역 JSA>, <의형제>, <공작>을 중심으로
본 연구는 2000년대 등장한 다수의 분단영화 중에서 간첩영화와 남성 버디무비의 성격을 띤 세 편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박찬욱, 2000), <의형제>(장훈,2010), <공작>(윤종빈, 2018)을 중심 텍스트로 하여 남북 남성주인공의 관계 변화와 주요 공간적 배경의 차이와 상징성이 갖는 의미를 고찰하는데 목적이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2000년대 분단영화의 서막을 연 작품으로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남북관계를 제시한다. 남북한 병사들이 비무장지대에서 만나 친구가 되고 북한군 초소에서 어울리는 것이다. <의형제>는 북에서 버림받은 남파 간첩이 생계형 간첩으로 살아가며 국정원에서 버림받은 전직 남한 요원과 동업을 하는 이야기다. 친구에서...
[학술논문] 분단 트라우마를 횡단하는 2000년대 한국영화의 탈경계적 상상력
이 글은 <공동경비구역 JSA>의 성공과 함께 2000년 이후 40편 이상 제작된 분단영화들이 통일의 (불)가능성을 어떻게 상상해왔는지를 다룬다. 분단영화는 탈냉전, 탈영토주의 시대에 남북 간 경계성의 문제, 즉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두를 관통하며 작용하는 차이와 모순의 차원을 보는 관점을 크게 반전시킨 영화들이다. 즉 남북한의 이웃-관계를 가능한 것으로 상상하면서 통일한국의 미래를 소망한 영화들이다. 그러나 영화의 서사, 인물, 공간, 시간이 전달하는 통일 지향적인 의미는 그 이면에 자기모순적인 욕망을 동반하고 있다. 우선 분단서사가 보여준 남북 간 화해 무드는 배타적 민족주의라는 경계성에 기초해 있다. 또한 그 서사의 주인공인 통일 주체는 애도되지도, 상징화되지도 못할 공백의 위상을 갖는...
[학술논문] 적대와 환대-분단의 역사와 북한/탈북민 재현의 문화사-
이 논문은 북한과 북한이탈주민의 사회적 존재 방식과 이를 둘러싼 문화적 재현 양상에 대한 논의를 통해 다변화되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이해를 새롭게 구성하고 분단의 역사를 중층적으로 고찰한다는 목적을 가진다. 북한이탈주민은 분단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두 체제가 직면하고 있는 역사적 현실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상이자, 남북한이 어떠한 관계 동학 속에서 상호 이해를 구성해 나갔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이기도 하다. ‘우리이면서 타자’이고 또한 ‘타자이면서 우리’인 북한이탈주민의 모순적이고 복합적인 위상은 북한이 한국사회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탈북민 재현의 문화사는 ‘타자의 자리’가 말할 권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