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두 개의 전후(戰後) - 서독과 일본의 과거사 극복 재조명
20세기를 절망의 시대로 규정하게 한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지 벌써 반세기가 지났지만 동아시아에서 그에 대한 기억의 전쟁은 여전히 뜨겁게 진행 중이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이라는 어두운 과거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과거사 극복에 기초한 국가 간의 상호 이해와 화해가 진전하고 이미 오래 전부터 평화로운 상호 공존과 협력이 지배하고 있는 유럽과 전혀 다른 상황이다. 이 극명한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일본의 과거사 극복은 왜 독일과 그토록 다르게 진행된 것일까?이 글은 독일과 일본의 과거사 극복 차이를 각각의 좁은 “국경” 테두리 안에서 파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테제를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다시 말해 일본의 전후 인식은 이미 군정기에 미국의 점령정책에 의해 커다란 영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