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북조선의 정전, 한설야의 「승냥이」 재론
... 표상되는 반미관을 표출한 대표작으로, 북조선 내부의 대미 적대 의식을 강화하는 한편 북조선 체제의 우월성을 창출하고 합리화하는 근거로 활용되었다. 또한 2000년대 호명된 한설야의 「승냥이」는 1990년대 후반에 창안된 ‘선군정치’의 정당성을 부여하면서도 경제난이나 핵 위기와 같은 국내외의 사회․정치적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체제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인 동시에 여러 난관에 부딪친 체제의 모순을 은폐하는 도구로도 활용되었다. 이는 현재의 목적에 맞게 과거를 선별하여 이용하려는 ‘과거의 재발견’에 해당한다.
[학술논문] 두 개의 조선, 혁명과 전쟁 사이 - 남궁만 <홍경래>(1947)의 전후
해방기 희곡 <홍경래>는 남궁만이 쓴 유일한 역사극으로 해방 이후의 역사적 전망을 과거인물의 혁명성을 통해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본고는 ‘홍경래’라는 인물과 ‘홍경래의 난’이라는 사건이 근대 이후에 재발견/재해석 되었다는 점에 주목하여 특정한 시대적 맥락에 따른 역사적 인물 및 사건의 소환 문제에 대해 고찰하였다. 그 결과 ‘홍경래’는 주로 홍경래 난의 근거지이기도 한 평안도와 서북지역 출신 작가들에 의해 재현되었으며 남궁만 역시 평안도 출신으로 해방기에 ‘홍경래’를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창작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남궁만의 <홍경래>는 아직 북한의 체제가 공고화되기 이전 시점에 재현된 역사극으로 1931년...
[학술논문] 해방과 개념, 맹세하는 육체의 언어들 ― 미군정기 한국의 언어정치학, 영문학도 시인들과 신어사전을 중심으로
...마우쩌뚱과 대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둘 모두 한글전용론자들이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던 개념어와 신어들은 ‘우리말’의 회복이라는 자기정화의 장치를 통과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새 말’ ‘새 나라’라는 담론과 결합한 ‘천재적 대중’이라는 정치 주체, 언어적 주체가 재발견되었다. 왜냐하면 이들에 의해 개념과 생활, 외래성과 고유성의 독특한 종합이 수험되고 승인되었기 때문이다. 김기림은 이 잡종화된 ‘새 말’로부터 코스모폴리타니즘과 고유어 지향을 동시에 발견했다. 김기림에 따르면 민중 혹은 대중을 고려할 때, 당대의 언어현상은 고유한 코스모폴리타니즘(vernacular cosmopolitanism) 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