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북한의 한문교육과 그 추이
일제 식민시기를 거쳐 해방과 그 이후의 북한 어문정책은 기본적으로 ‘언어=민족’이라는 언어내셔널리즘을 배후에 둔 한글전용(국문전용)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한글(국문) 전용의 길에 방해가 되는 표기와 그 사용을 적극 배제하였다. 현재까지 북한의 어문정책은 언어내셔널리즘의 완결체를 보여준다. 국가가 법제로 한글 전용의 완성을 강제하는 것은 근대 국민국가 성립시기에나 있을 법한 발상이다. 이는 어문생활의 사회적 요구와 현재의 어문 환경을 외면한 국수적 언어내셔널리즘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북한의 어문정책은 현실의 어문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언어내셔널리즘의 과잉 표출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북한의 한문교육은 김정은 정권 등장 이후 축소되어 고급중학교 3학년에서만 배운다. 이는 이전의...
[학술논문] 남북한 조선왕조실록 번역 비교 - 『현종실록』을 중심으로 -
『조선왕조실록』과 『리조실록』은 남한과 북한에서 동일한 텍스트를 각각 번역한 거질의 역사문헌이다. 본고에서는 『현종실록』의 사례를 중심으로 남북한 실록 번역의 원칙을 확인하고 몇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문장과 어휘의 번역 사례를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드러내고자 한다. 번역의 가장 큰 원칙은 남한과 북한 모두 실록의 원래 형태를 유지했다는 점으로, ‘수정실록’이나 ‘개수실록’도 별도의 실록으로 인식하여 원형대로 번역하였다. 몇 개의 주제로 나누어 번역 사례를 추출하고, 이를 어휘와 문장, 전문 어휘, 주석, 오역으로 나누어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번역문에서 드러나는 가장 큰 차이점은 한자와 한자어의 사용이다. 남한 번역은 국한문 혼용을 원칙으로 고유명사, 역사
[학술논문] 북한 체제 형성 초기 레닌 사상 수용의 양상: 모스크바 외국문서적출판부 한글판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소련의 한글 번역본을 거의 그대로 도입하면서 시작된 레닌의 수용은 점차 북한사회의 시대적 요구에 따라 독자적으로 기획된 역서를 간행하는 방식으로 발전되어 갔음을 알 수 있었다. 해방 초기 레닌 저작의 수용에는 1920년대부터 일역본의 중역을 통해 정착된 ‘고도의 지식문화’로서의 지식인 엘리트 위주의 국한문혼용체 번역과, 원문을 직접 번역한 소련의 외국문서적출판부의 한글판으로 대표되는 대중성, 인민성이 중시된 순한글체 번역이 혼재되어 있었다. 1950년대에 북한에서는 한글 전용의 『레닌 전집』이 간행되어, 정전화를 위한 국한문혼용체와 대중화를 위한 한글 전용의 이중적 표기체계가 통일되는데, 그 언어정책의 급격한 전환의 모델로서 외국문서적출판부 한글판은 커다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