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재일조선인시의‘이야기 정체성’(narrative-identity) 연구 - ‘낙원 모티프’를 중심으로 -
...주목하였다. 류인성의 시에서는 공화국 측이야기를 반복할 때 유년의 장소가 강하게 환기된다. 그가 돌아가고자 하는 고향 강원도는, 공화국의 이야기나 수령의 항일혁명 등의 이야기 속에서만 ‘순수한’ 민족적 정체성을드러낸다. 가령 류인성 시에 나타난 “제비” 모티프와 “귀로”의 상상력은 어머니와 할머니가 있던 유년의 강원도로 회귀하려는 시인의 발걸음이 공화국의 낙원으로 돌아가는 발걸음과 다른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고봉전 또한 공화국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어린 시절의눈부신 제주 바다 속으로 들어간다. 그 순수의 자리에서 그가 본 것은 제주도의 푸른바다처럼 일어나는 공화국의 건설현장이었다. 그는 공화국의 속도전 사업에 헌신할 때열리게 될 주체조선의 이야기와...
[학술논문] 한덕수 시 연구 - ‘엑서더스 제스처’를 중심으로 -
...‘공화국으로의 탈출’을 강조하는 ‘탈출서사’ 등을 통해 동포들의 무의식에 인입되었다. 정치 시인 한덕수의 구원 서사는 광야를 건너 가나안에 들어가는 유대인들의 고난 행로를 재일조선인의 유랑의 행로에 유비하면서 구안된 것으로 보인다. 동포들의 고난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는 한덕수 시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자 시인으로서의 그의 면모가 부각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는 김일성을 메시아로 설정하고 자신이 그 선지자가 됨으로써 동포들을 낙원으로 인도한다는 신앙 서사를 반복적으로 구사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내 빛을 다시 잃는다. 한덕수 시가 간간이 차용한 구약 성서의 모티프들은, 그의 시가 기독교 근본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섭수한 주체사상기의 구원 신학을 재수용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