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통역/번역되는 냉전의 언어와 영문학자의 위치- 1945~1953년, 설정식의 경우를 중심으로
이 글에서는 해방 전 미국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해방기에는 미군정 관료, 작가, 번역가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월북 후 휴전회담에서 북측의 통역을 담당하기도 했던 설정식의 경우를 중심으로, 통역/번역 체계로서의 냉전기 한국의 언어상황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첫째, 설정식이라는 한 시인의 면모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어 온 기존의 작가론적 시각을 넘어, 해방기 언어/문학상황을 구축한 중요한 요소인 영어를 문학어이자 정치어로서 이해해야 했던 영문학자의 복잡하고 불안정한 위상을 재구성하고자 했다. 둘째, 설정식에 관한 픽션이나 회고 등의 기록을 통해, 그가 보여준 정치적․사상적․문학적 위치들 사이의 어긋남이 이후의 평가 속에서 ‘문제적 개인’ 또는 ‘중간파’ 등의 수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