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최인훈 『광장』의 불교 정서적 상징과 구성
...한국사의 과정 속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추적하는 것이 소설의 관념적 얼개를 이룬다. 그 정체성의 한 뚜렷한 면모가 한국인으로서는 결코 벗어날 수 없다고도 할 수 있는 불교적 정서에 있다. 윤회와 인연, 불교적 수행방식인 소승과 대승, 중론적 사유와 서방정토를 꿈꾸는 것, 결국 ‘이 언덕’을 떠나 고해를 건너 ‘저 언덕’에 도달하는 반야바라밀다, 즉 도피안의 양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소설의 내용과 상징, 그 전개에서 이러한 불교적 정서를 감지할 수 있다면 그가 추구하는 정체성의 일면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며, 다른 작품 속에서도 불교적 정서의 흐름을 추적해봄으로써 현대 한국소설의 대표적 전범으로서 최인훈 소설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