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曉風’이 불지 않는 곳: 염상섭의 『無風帶』 연구
염상섭의 『無風帶』는 그동안 연구자들의 논의대상이 되지 못했던 새 자료로, 『曉風』과 『亂流』사이에 위치하는 장편연재소설이다. 이 텍스트의 발견을 통해 염상섭의 단정 수립 이후 현실인식 변화 및 창작을 통한 현실대응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효풍』 이후 염상섭 소설이 쇄말적인 일상과 세태의 묘사로 떨어지고 말았다는 기존의 평가가 다소 수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효풍』의 제목이 새로운 변화에 대한 희망을 강조하고 있었다면 바로 다음 해에 쓰여진 소설의 제목이 『무풍대』라는 점은 다분히 시사적이다. 『효풍』을 쓸 무렵 단독선거반대운동에 참여하였다가 필화를 겪는 등 적극적인 면모를 보였던 염상섭은 이후 단선저지에 실패하는 등 분단극복 희망이 보이지 않자 점점 현실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가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