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한하운 시집 사건’(1953)의 의미와 이병철
...사건’을 추적해 보았다. 해방기 전위시인 이병철은, 1948년 8월 남한단독정부 수립과 그해 12월 국가보안법 공포 이후 법의 바깥에서 지하활동을 전개하며 사회적 타자로 내몰리고 마침내 수배를 받게 되었다. ‘전위시인’ 이병철이 ‘문둥이 시인’ 한하운을 발견하고, 문둥이와 빨갱이의 공통의 운명을 통해 자기를 재발견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한국전쟁 때 이병철은 월북하였다. 휴전(1953년 7월 27일) 직전에 『한하운시초』 재판이 출간되자, 남한에서는 이병철이 ‘문화빨치산’으로 침투했다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문단은 공포에 떨고 분열하고 상호 고발하고 증오하는 데까지 나갔다. 이 사건은 남한의 문학장이 반공주의로 재편성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