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자본, 기술, 생명 -흥남-미나마타[水俣] 또는 기업도시의 해방 전후-
...찾아볼 수 있듯이 이곳에서의 삶은 공장=요새에 의해 규정된다. 공장=요새는 내부를 철저하게 위생적인 생산현장으로 보존하면서 이 위생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부단히 바깥으로 추방․배출함으로써 유지된다. 한편 해방 후 흥남의 이 공장=요새는 사회주의 국가 건설이라는 목적에 의해 장악되는데, 이를 통해 오히려 북한 사회 전체가 공장=요새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해방된 민족의 사회주의 국가 건설이라는 서사에서 말소된 죽음은, 패전 후 일본의 미나마타 공장에서 떠오른다. 이 논문은 흥남-미나마타의 장소성을 실마리 삼아 식민지/제국 시기와 국민-국가 시기의 조선(한국)과 일본을 초-경계적(trans-border)으로 횡단하며 식민지/제국 체제의 착취 장치와 그 유산을 고찰하고자 하는 보다 광범위한 기획의 일부분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