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도착된 순정과 불행한 의식 -유항림의 해방 이후 소설과 작가 의식의 일관성
...이러한 경향을 해방 이후 소설에 등장하는 서사의 분열 양상, 등장인물의 일관성 결여라는 현상과 연결시키고자 했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 해방 이후 발표된 유항림 소설의 전모를 정리 및 확인하고, 그간 본격적으로 다루어진 바 없었던 두 편의 중편소설을 중심으로 해방 이후 유항림의 문제의식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해방 이후 유항림의 소설이 개인의 윤리의식이 집단주의와 조우하는 방식, 개인의 창작적 영감이 집단적 향유물로 보편화되는 과정 등 체제 문학에 포섭된 작가로서 던질 수 있는 본질적 질문을 문제 삼고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경직된 체제 하에서 이미 사유와 재현이란 한계가 분명한 것이었던 만큼 유항림의 문학은 다만 세계와 자아의 괴리를 확인하며 유동하는 불행한 의식으로서의 운동성만을 갖게 된다고 보았다.
[학술논문] 탈북 디아스포라 고려인 소설 연구
...고려인 문인들의 작품은 다른 고려인들의 작품과 일정한 차이를 보인다. 첫째, 한국전쟁을 다루면서 전쟁을 일으킨 자에 대한 비판과 남북의 군사들이고용병의 처지일 뿐임을 깨닫는 정체성의 각성에 따른 염증을 강조한다. 또한부적절한 전쟁에 대한 비판의식을 적극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인물들을 형상화하고 있다. 둘째, 북한 사회에 대해 예민한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억압적인 북한사회주의 체제의 비효율성과 김일성 우상화를 비판하고, 그로 인해 사소한 실수에도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불행한 삶을 그리고 있다. 셋째, 중앙아시아에서의삶의 어두운 면을 포착한다. 다른 고려인 작가들의 작품이 고려인들이 이룬 성취에 주로 집중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강제이주를 형상화하는 것에서도 차이를보인다. 부당한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고려인의...
[학술논문] 김소월 개념의 전유와 분단 - 남북한 문예사전을 중심으로
김소월은 남북한이 공유하는 문화유산이다. 물리적인 분단이 의식의 차이와 개념의 분단을 가져온다는 관점에 의하면 김소월은 문학을 둘러싼 남북한 의미 차이와 분단을 상징한다. 이 글이 개념사적으로 김소월의 의미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사료로 선택하는 것은 지속적인 의미구조의 역사를 보여주는 문예사전들이다. 남북한 사전에서 도출된 의미를 살펴보면, 남한에서는 김소월을 재능있는 천재 시인에서 불행한 천재 시인으로 의미가 이동했다. 전기 정보의 갱신은 주로 아편 자살과같이 김소월의 죽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학적 평가는 민요적 서정시에 천재적인 기질을 보여준 시인에서 여성적 목소리를 통해 민요적 기법에 성공한 시인으로이동해갔다. 후대로 갈수록 현실인식과 민족주의적 색채를 보여주는 후기 시 평가도 확대되었다. 북한에서의...
[학술논문] 안재홍의 ‘신민족주의’ 역사의식과 평화통일의 과제
...스위스’로서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주의를 존중하는 민주공화국으로서 군사적 비동맹국이 될 것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북한과 합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비전은 남북한을 동북아평화 구축의 새로운 핵(核)이 되게 할 것이다. 다섯째, 이상과 같은비전과 전략의 비폭력적 평화통일노선은 현재의 북핵 위기가 전쟁으로비화되지 않게 하는 데 유리하고, 뜻하지 않게 전쟁과 같은 군사적 대결이 지속되거나 그것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한반도 재분단이나 일본의 독도 기습점령과 같은 불행한 사태를 사전 차단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또한 이 비폭력적 비전과 전략은 현재의 북핵 위기가 북미간 혹은 다자간 평화협정 체결로 매듭지어진 이후에도 대한민국 정부가계속 붙잡고 추진해야 할 민족적 과제다.
[학술논문] 김동명 시의 대속(代贖)적 주체와 사랑의 윤리학 - 여성 이미지를 중심으로
... 시집 芭蕉를 통해서 자본주의에 동일화되어 파계한 여승이나 창녀가 된 여성의 이미지를 시화했다. 그러나 김동명은 그들을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그들을 자신과 같은 동포로 대하면서 그들의 불행한 삶을 안타까워했다. 김동명은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 인간적인 ‘참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조선 문학이라는 민족 문학을 지켜야 함을 시화했다. 그리고 식민지 현실에서 고통받는 여성 타자들에게도 끝없는 환대의 사랑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더 나아가 그는 불행에 처한 여성들의 고통을 대신하기 위해 그들의 ‘종’까지 될 수 있는 대속적 주체의 모습과 사랑을 시화했다. 김동명의 중기 시라 할 수 있는 三八線, 하늘, 珍珠灣과 같은 시집에서는 소련군 주둔하에서...